기업들의 체감경기가 두 달 연속 개선되며 약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도체 호조가 이어진 가운데 휴가철 운송·여가 수요 확대와 방송·영상 서비스업 회복 등 비제조업의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6년 8월 기업경기조사 결과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9.6으로 지난달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2년 9월(102.0)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산업 CBSI는 지난 6월 97.7에서 7월 98.5로 오른 데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했다. 다만 장기평균인 100에는 0.4포인트 못 미쳤다. CBSI는 100보다 높으면 기업 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고, 낮으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박용민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반도체도 좋았지만 이달에는 휴가철 운송·여가 수요 확대와 방송·영상 서비스업의 업황 회복 등에 힘입어 비제조업이 더 크게 상승한 것이 사실"이라며 "제조업이 먼저 회복된 데 이어 최근에는 비제조업도 좋아진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제조업 CBSI는 103.8로 지난달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제품재고와 자금사정이 각각 0.6포인트, 0.4포인트씩 지수를 끌어올렸다. 제조업 CBSI는 지난 5월부터 넉 달 연속 기준선인 100을 웃돌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 CBSI가 99.8로 2.2포인트 상승한 반면 대기업은 103.7로 1.6포인트 하락했다. 수출기업은 108.5로 1.0포인트 올랐지만 내수기업은 99.4로 0.6포인트 내렸다.
박 팀장은 대기업 심리 하락에 대해 "특정 업종보다는 여러 업종에서 생산이 대체로 부진했다"며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휴가를 더 많이 가는 데 따른 일시적인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BSI는 업종별 일시적 요인이 많기 때문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의 차이는 추세적으로 보는 것이 좋다"며 "올해 초 이후로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이 고루 개선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비제조업 CBSI는 96.7로 지난달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매출과 자금사정이 각각 0.6포인트, 0.5포인트씩 지수 상승에 기여했다.
운수창고업은 해상운임 상승과 화물운송·휴가철 여객 수요 확대의 영향으로 업황과 매출이 개선됐다. 정보통신업은 영상·방송·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를 중심으로 실적이 좋아졌다. 전문·과학·기술업도 건축·설계와 반도체 관련 엔지니어링 업체의 수주 확대로 상승했다.
전반적인 심리는 개선됐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내수 부진은 오히려 심해졌다. 제조업체가 경영 애로사항으로 내수 부진을 꼽은 비중은 19.0%로 지난달보다 2.6%포인트 상승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 가운데 컴퓨터·TV 등 가전제품 생산업체와 자동차·트레일러업체를 중심으로 관련 응답이 늘었다.
비제조업에서도 내수 부진 응답 비중이 19.4%로 1.0%포인트 올라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으로 꼽혔다. 정보통신업 중 게임·통신 서비스업체와 사업시설지원·임대서비스업에서 내수 부진 응답이 증가했다.
다음 달 전산업 CBSI 전망은 99.6으로 지난달 조사치보다 3.1포인트 상승했다. 제조업 전망은 102.5로 2.0포인트, 비제조업 전망은 97.6으로 3.9포인트 각각 올랐다.
박 팀장은 "기존에 좋았던 운수창고업과 정보통신업, 전문·과학·기술업, 예술·스포츠·여가업의 전망이 개선됐다"며 "추석 명절 효과가 더해지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도소매업도 좋아졌다"고 밝혔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8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9.4로 지난달보다 1.5포인트 상승했다. 계절성과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는 96.9로 0.4포인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