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2'ㅣ온 세상이 잔혹한 데스게임에 다시 열광하는 까닭

한수진 ize 기자
2024.12.30 15:34
사진=넷플릭스

2024년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시점이었다. ‘OTT 최강자’ 넷플릭스가 올해 내놓은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는 성적이 그리 좋지 못했다. 국내에서조차 올해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에 대한 흥행 체감은 거의 없었다. 드라마는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고, 그나마 ‘흑백요리사’ 등의 예능 시리즈가 면치레했다. 그러다 지난 26일, 한 작품이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의 면을 제대로 세웠다. 마치 구원자의 모습으로, 지난 2021년에 그러했던 것처럼. 3년 만에 돌아온 ‘오징어 게임’의 두 번째 시즌이 바로 그것이다.

‘오징어 게임2’는 공개 직후 총 93개국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부문 글로벌 톱 10 1위(플릭스패트롤 집계)를 기록했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집계하는 나라/지역은 총 93개국이다. 이는 ‘오징어 게임2’가 1위를 석권했다는 뜻이다.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킨 시즌1에 이어 시즌2도 글로벌 시청자의 환대를 받은 것이다.

처음은 얻어걸린 운으로 볼 수 있어도, 두 번째는 아니다. 연이은 흥행은 이제 ‘오징어 게임’이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됐음을 의미한다. 특히, 욕망, 생존, 도덕성과 같은 인간 본질을 탐구하는 서사가 문화와 국가를 넘나들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한편, 문화권마다 다른 관점으로 해석되는 지점은 ‘오징어 게임’이 일군 흥행 이상의 성과다.

사진=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은 돈을 두고 펼치는 데스 게임을 이야기 줄기로 한다. 이 작품은 동심 가득한 어린 시절 추억의 게임을 죽음의 게임으로 뒤튼 역발상과 목숨값이 곧 상금이 되는 잔혹한 룰을 바탕으로 극단적인 자본주의 질서 안에서 경쟁적으로 변질되는 인간의 본성을 낱낱이 드러냈다. 세계 곳곳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울려 퍼졌고, 각종 해외 유수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다.

시즌2는 시즌1에서 우승한 456번 참가자 기훈(이정재)의 3년 후 시점으로 시작한다. 데스 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456억이라는 막대한 상금을 갖게 된 기훈은, 그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455명을 기리며 이 잔혹한 게임을 끝내기 위해 게임 주최자를 찾는다.

기훈은 우승 상금으로 사람들을 동원해 이윽고 프런트맨(이병헌)에게 닿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 딱지남(공유)을 찾아낸다. 그렇게 기훈은 딱지남과 마주하고, 그와 러시안룰렛으로 다시 한번 목숨을 걸고 내기해 이긴다. 기훈은 그렇게 456번의 번호표를 다시 달고 게임에 재참가한다. 그 과정에서 참가자들의 다양한 사연이 쏟아지고, 게임을 없애려는 기훈을 주축으로 안팎에서 움직임도 일어난다. 프런트맨은 1번 번호표를 달고 참가자들 사이에 잠입해 있고, 전 시즌에서는 조명하지 않았던 핑크맨의 모습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본다.

'오징어 게임2' 스틸 컷 / 사진=넷플릭스

시즌2 데스 게임에 참여한 이들의 사연은 전 시즌 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돈이 없어 하루하루 사는 게 지옥이고, 때문에 누구보다 돈이 간절한 사람들이다. 경석(이진욱)은 아픈 딸의 병원비가 절실하고, 트렌스젠더 여성 현주(박성훈)는 성확정 수술을 위한 돈이 필요하다. 상습적인 도박꾼 용식(양동근)은 빚을 갚기 위해 데스 게임에 뛰어들었고, 그의 돈을 갚기 위해 엄마 금자(강애심)도 이 게임에 참여했다.

특히 이 데스 게임의 첫 번째 미션을 치르고 나면 게임장의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게임을 멈추려는 자와, 계속하려는 자다. 시즌1 때처럼 시즌2에서도 게임을 계속하려는 자가 악인으로 비친다. 게임의 지속은 자신과 타인의 목숨을 담보로 하기에, 이 시스템에 동화한 인물들은 이기심을 극한으로 드러낸다. 시즌2는 클럽 MD 출신 남규(노재원)와 은퇴한 래퍼 타노스(최승현) 듀오가 시청자의 혈압을 올린다.

‘오징어 게임2’은 전 시즌에서 보여줬던 것들을 담아내면서, 보여주지 않았던 것들도 담아냈다. 게임장이라는 작은 사회에 여러 인간상을 등장시켜 그 다양성과 계층 간 갈등을 드러낸 것, 이 갈등을 극도의 폭력과 시각적 충격을 통해 컬러풀하게 담아낸 것, 그 안에서 불평등과 경쟁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내포한 것 등은 그대로다. 핑크맨 노을(박규영)의 서사를 조명해 또 다른 계층의 심리를 확장한 것, 게임장 밖의 사투를 동시에 펼쳐냈다. 그리고 영원한 '영희의 남친' 철수라는 새로운 상징적 오브제 등이 새로이 담겼다.

외신들은 ‘오징어 게임2’에 대해 호평을 쏟아냈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가 평가한 “더 잔혹하고, 더 확장되었으며, 전적으로 몰입감을 주는 이야기”라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이 판타지 같은 이야기에 세계가 지치지 않고 열광하는 까닭은 표면이 아닌 내면의 보편성을 건드리기 때문”이라는 평가를 보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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