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이어 누구? 스포츠 예능 전성시대 온 이유 [IZE진단]

최영균(칼럼니스트) 기자
2025.12.10 09:15

유튜브에 주도권 빼앗긴 레거시 미디어의 생존전력

[요약 가이드]에 따라 기사 내용을 요약하겠습니다. MBC 신인감독 김연경이 배구 레전드 김연경의 선수 은퇴 후 감독으로 첫 도전을 다룬 프로그램이 큰 화제를 모으며 스포츠 예능의 부흥을 이끌었습니다. 이에 따라 tvN의 '아이 엠 복서', SBS의 '열혈농구단', '골때리는 녀석들', 채널A의 '야구여왕', MBN의 '스파이크 워' 등 다양한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들이 지상파, 종편, 케이블을 가리지 않고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2025년 밀라노 동계올림픽과 북중미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앞두고 방송사들이 유튜브에 주도권을 빼앗긴 상황에서 차별화된 콘텐츠로 스포츠 예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인감독 김연경', 사진제공=MBC

MBC ‘신인감독 김연경’이 환호 속에 막을 내렸다.

배구 글로벌 레전드 김연경이 선수 생활 은퇴 후 처음 감독으로 프로 탈락 선수들을 모아 한국 여자 프로 배구의 제 8구단 창단에 도전하는 내용의 프로그램에 시청자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냈다.

방송 중반 일찌감치 시즌2 얘기가 나왔다. 목표로 내세웠지만 현실화는 쉽지 않아 보였던 제 8구단 창단 관련된 논의가 구체화되는 파급력이 있을 정도로 ‘신인감독 김연경’은 큰 화제성과 함께 올해 가장 두드러진 예능 중 하나가 됐다.

‘신인감독 김연경’은 시즌2 빠른 복귀를 기대하며 막을 내렸지만 스포츠 예능은 한국 방송가에서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대대적으로 선보이는 상황이다.

‘신인감독 김연경’이 한창 절정을 향해 달려갈 지난달말 tvN은 배우 마동석을 내세워 지난달 ‘아이 엠 복서’를, SBS에서는 서장훈이 이끄는 ‘열혈농구단’을 내보내고 있다. SBS는 ‘열혈농구단’ 외에도 기존의 인기 스포츠 예능 ‘골때리는 그녀들’의 스핀오프인 ‘골때리는 녀석들’을 3일 시작했다. ‘골때리는 녀석들’은 박지성 이영표 구자철 등 축구 레전드들이 한일전에 나서는 내용이다.

야구도 가만 있지 않았다. 기존의 JTBC ‘최강야구’와, ‘최강야구’였다가 유튜브로 옮긴 ‘불꽃야구’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채널A에서는 ‘야구여왕’을 선보였다. 다른 종목의 레전드 선수들이 야구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로 여성들의 치고 던지기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밖에 MBN에서는 또 다른 배구 예능 ‘스파이크 워’도 시작되는 등 지상파 종편 케이블 가리지 않고 레거시 방송사 전 채널에서 스포츠 예능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은 우선 2025년 연말이라는 시점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야구여왕', 사진=채널 A '야구여왕' 방송 영상 캡처

현재 방송가는 내년 2월 밀라노 동계올림픽과 6월 북중미 월드컵이라는 초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쌍으로 앞두고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있는 경우 보통 방송가는 교양이나 예능에서 스포츠 관련 콘텐츠들을 많이 기획한다. 시청자들의 관심사가 스포츠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그 흐름에 올라타 특수를 노린다.

이처럼 예능의 대 스포츠 시대가 도래한 이유를 다른 관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현재 방송가의 최대 경쟁자는 글로벌 OTT와 유튜브인데 그중 유튜브와의 차별성이다. TV 예능은 최근 들어 유튜브에 주도권을 많이 잠식당했다.

유튜브는 방송사보다 제약이 덜하다. 1인 혹은 소수가 적은 비용, 작은 규모로도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어 시청자들의 니즈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좋다. 그래서 최근 예능 트렌드인 푸드, 여행, 가족, 동물, 관찰 등의 콘텐츠에서 방송사들의 인기 프로그램들 못지 않은 관심을 모으는 채널들이 늘어가고 있다.

방송사들은 유튜브와 차별성이 지상과제가 된 지 오래다. 예능에서는 출연자 수만 적을 뿐 때로는 자극적으로, 때로는 방송사가 시도하기 힘든 기발함으로 무장한 유튜브를 압도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스포츠 예능이 유튜브가 따라오기 힘든 포맷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물론 유튜브에도 러닝 등 스포츠 예능으로 분류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존재하기는 한다. 하지만 방송사들의 강점인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 만드는 집단 종목의 스포츠 예능은 아직 유튜브가 따라오기 힘든 상황.

물론 유튜브에는 ‘불꽃야구’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 역시 방송사에서 시작돼 유튜브에서는 성립하기 힘든 제작 여견을 마련한 후 방송사와 제작사의 분쟁으로 유튜브로 옮긴 콘텐츠이니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스파이크워', 사진제공=MBN

스포츠 예능의 매력 포인트인 진정성이나 성장 서사는 유튜브에서도 어느 정도 담아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또 다른 매력 요소인 팀워크의 감동, 경기의 역동성은 많은 출연자, 스태프, 장비가 투입돼야 보장되기에 적은 비용, 인력으로 주로 제작하는 유튜브는 따라가기 쉽지 않다.

결국 현재 대유행이 온듯한 스포츠 예능 전성시대는 일시적이기 보다 향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방송사들이 유튜브의 거센 도전에 대항하기 위해 이보다 확실한 무기가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 이 시점에 ‘신인감독 김연경’은 스포츠 예능의 강력한 화제성을 확인시켰다. 스포츠 예능에 대한 방송사들의 관심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스포츠 예능으로 유튜브에 대한 반격에 나선 방송사들의 승부가 스포츠 예능 속 경기들처럼 흠미진진하지 않을까 싶다.

최영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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