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불을 지피는 대성의 트로트(feat.지드래곤) [뉴트랙 쿨리뷰]

한수진 기자
2025.12.11 15:56
대성은 빅뱅 시절 지드래곤과 함께 '날 봐, 귀순'(2008)과 '대박이야'(2009)를 통해 트로트 장르에서 아이돌의 새로운 계보를 연 인물이다. 솔로 활동에서 그는 트로트의 정공법을 보여주며 '트로트를 노래하는 아이돌'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고, 지드래곤이 16년 만에 선물한 '한도초과'에서는 멜로디와 가사에 직접 참여해 장르적 확장을 이루었다. '한도초과'는 대성의 보컬이 한층 더 구성지면서도 힘이 붙은 트로트 곡으로, 밝고 유쾌한 광도와 캐릭터성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다.
/ 사진=알앤디컴퍼니(디레이블)

아이돌이 트로트를 불러도 폼이 난다는 걸 보여준 게 대성이다. 빅뱅 시절 예능에서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지드래곤과 장난처럼 만들었던 '날 봐, 귀순'(2008)가 그 첫 단추였고, 반응이 좋자 지드래곤은 바로 이듬해에 '대박이야'(2009)를 다시 선물했다. 대성은 트로트 장르에서 의외의 정공법을 보여오며 '트로트를 노래하는 아이돌'이라는 새로운 계보를 연 인물이다.

폭발적인 성량, 흔들림 없는 발성, 그리고 유쾌한 인상이 더해지며 대성의 트로트는 맛있게 눌러앉아 울리는 스타일을 만든다. 구성지되 과장되지 않고, 흥에 취해도 희화의 선을 넘지 않는다. 대성이 트로트를 부를 때는 장르 자체가 가진 정서의 진심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의 매력이 완성된다.

빅뱅 노래 속 감칠맛을 담당했던 특유의 보컬은 솔로 활동에서 더 넓은 스펙트럼을 증명해 왔다. 그 덕에 대성이 부르는 트로트는 입체적이고 인간적인 그의 얼굴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노래가 된다. 그래서 트로트라는 장르가 그에게 기이하게 잘 맞는다. 지나치게 웃기려 하지 않아도, 억지로 감정을 과장하지 않아도, 특유의 인간미가 장르의 흥과 정확히 맞물린다.

슈퍼주니어의 트로트 유닛 T가 '로꾸꺼'(2007)로 트로트 장르를 가장 먼저 유쾌하게 비튼 팀이었다면, 솔로로서 이 장르를 제대로 들려준 최초의 주자는 단연 대성이다. 그는 힙하고 멋진 그룹의 무게를 내려놓고, 오히려 본연의 개구진 표정과 생기 넘치는 보이스를 100% 활용하며 트로트의 제대로 된 맛을 구현한다.

/ 사진=알앤디컴퍼니(디레이블)

지드래곤이 대성에게 트로트 곡을 선물해 온 이유 역시 그가 이 장르를 부른다고 해서 그룹 이미지가 낮아지거나 색이 흐려질 것이라는 우려가 없어서였다. 오히려 대성의 트로트는 빅뱅의 입체적인 스펙트럼을 또 하나의 방식으로 확장해 주는 유쾌한 컬러에 가까웠다.

그리고 지드래곤은 16년 만에 대성에게 또 하나의 트로트 곡을 건넸다. 지난 10일 발표한 '한도초과'다. 이번에는 대성도 멜로디와 가사에 직접 참여했다. 장난처럼 시작한 두 사람의 트로트 세계가 오랜 시간이 지나 진짜 장르적 확장으로 돌아온 셈이다.

'한도초과'는 벅찬 사랑의 감정을 흥겹게 풀어낸 전형적이면서도 영리한 트로트다.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단순하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 그리고 대성의 음색이 가진 밝고 유쾌한 광도가 시너지를 일으키며 곡의 에너지를 수직으로 끌어올린다.

"내 가슴에 불을 질러 / 이번 달도 한도 초과"와 같은 구절은 대성이 가진 캐릭터성과 기막히게 맞아떨어진다. 과장됐지만 밉지 않고, 진심 같으면서도 장난스럽다. 그 사이에서 대성 특유의 착한 흥이 완성된다. "이미 나는 너를 위해 바친 몸 / 긁어줄게 너를 위한 효자손"이라는 대목은 트로트 특유의 해학과 흥취를 끌어온 표현이다.

'한도초과'에서 대성의 보컬은 과거 트로트 곡들보다 더 구성지면서도 한층 힘이 붙었다. 세월이 안겨준 유연함 덕분인지 표현력과 호흡 운용이 더 노련해졌고, 더 단단해진 폐활량과 탄력 있게 치고 올라가는 성량 덕분에 장르의 감칠맛이 더욱 선명하게 살아난다. 초창기 트로트에서 보여준 짙은 기합과 개구진 흥은 여전하지만, 이번에는 그 에너지가 보다 밀도 있게 응축돼 한 박자 한 박자에 정확히 꽂힌다.

중간에 랩도 하는데 노래의 속도감과 재미, 흥을 더 돋우며 곡의 텐션을 한층 끌어올린다. 앨범 커버도 작정한 듯 통통 튀는 색감과 표정으로 유쾌하다. 대성은 이번 노래에서 자신의 매력을 곡 제목처럼 한도까지 밀어붙이다 못해 기어코 초과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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