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 피버' 안보현, 자신감을 심어준 '촌므파탈' 선재규 [인터뷰]

이덕행 기자
2026.02.11 16:45
배우 안보현이 드라마 '스프링 피버'에서 선재규 역을 맡아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며 호평을 받았다. 포항에서 90% 촬영을 진행한 이 작품은 5.7%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으며, 안보현은 캐릭터에 대한 몰입과 진정성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진=AM엔터테인먼트

배우 안보현이 드라마 '스프링 피버'를 통해 또 한 번의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거칠고 투박해 보이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한 진심을 가진 남자, 선재규. 안보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 안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촌스러운 옴므파탈, 일명 '촌므파탈'을 향한 호평은 안보현에게 배우로서의 확신과 자신감을 심어줬다.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안보현을 만나 '스프링 피버'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10일 최종회를 5.7%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로 마무리한 그는 시청자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홀가분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엄청 더워지기 시작할 때 촬영을 시작해서 추워지기 전에 끝났어요. 포항에서 90%를 촬영했는데 무탈하게 끝나서 다행이죠. 현장이 열악한 상황도 많았는데 방송을 보니 다 추억이 된 것 같아요. 무엇보다 선재규라는 캐릭터를 해피엔딩으로 잘 보내줄 수 있게 돼서 뜻깊어요."

/사진=AM엔터테인먼트

안보현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대본이 주는 흡인력, 그리고 무엇보다 제작진이 보내준 전폭적인 신뢰가 그를 움직였다.

"제안을 받았을 때 확 와닿는 대본이었어요. 도전하고 싶었던 캐릭터고 만화적인 인물이라 부담스럽지 않을까 했는데, 제작진과 미팅했을 때 '보현 씨 말고는 없다'고 해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임했어요. 재규가 가진 아픔이나 서사들도 중요했고, 만화스럽지만은 않은, 사투리로 하는 드라마다 보니 잘해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방영 내내 쏟아진 호평은 안보현에게 큰 힘이 되었다. 특히 '선재규 그 자체'라는 평가를 들었을 때의 기쁨은 남달랐다.

"여태껏 드라마를 하면서 이토록 호평을 받은 건 처음인 것 같아요. 그 정도로 몰입해 주시고 투박한 재규를 사랑해 주신 것 같아서 감사드려요. 특히 원작을 보신 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선재규 하면 안보현밖에 안 떠오른다'는 말이 굉장히 기뻤어요."

?/사진=tvN

만화 같은 외형과 진한 사투리. 선재규의 겉모습을 설명하는 키워드다. 고향이 부산인 안보현에게도 이번 사투리 연기는 만만치 않은 과제였다. 구어체와 문어체가 혼재된 대사를 자연스럽게 소화하기 위해 그는 자신만의 애드리브로 빈틈을 채웠다.

"쉽지는 않았어요. 숙지를 할 때나 맥락을 외울 때는 괜찮았는데 구어체와 문어체가 섞인 대화다 보니 사투리로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더라고요. 브릿지가 되는 부분을 채우려고 애드리브가 많았고 감독님도 그걸 믿고 기다려주셨어요. 저도 부산 사람이고 캐릭터 설정이 경상도 사람이라 오히려 철저히 준비했죠."

외적인 모습 또한 원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공을 들였다. 웹소설 표지 속 이미지를 현실로 가져오기 위해, 그는 단순한 근육질이 아닌 생활형 '장사'의 몸을 만들었다.

"덩어리를 키웠다고 해야 하나요. 식스팩이나 헬스에 미친 사람보다는 타고난 장사 체질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복장도 편안하고 두터워 보이는 모습을 강점으로 가져갔죠. 살을 찌우고 빼고를 하면서 어떤 게 잘 맞을까 고민했어요. 머리도 만화에 나올법한 머리로 했고요."

여기에 의상 하나에도 캐릭터의 성격을 담아냈다. 재규만의 애매하면서도 확실한 스타일을 찾기 위해 수십 번의 피팅을 거쳤다.

"아무리 생각해도 등산복을 입기도 애매하고 골프복을 입기도 애매하더라고요. 수십 번 피팅을 해서 맞춤 제작으로 옷을 만들어서 색깔별로 다 가질 수 있을 정도였죠. 세련되지도 않으면서 오버스럽지도 않고 이 머리에 어울릴법한 옷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어요. 간단해 보이지만 심사숙고해서 고른 옷이고 컬러도 나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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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에서 그는 멋있어 보이는 것을 포기했다. 대신 진정성을 택했다. 이는 상대역인 이주빈 역시 마찬가지였다. 피지컬 케미스트리부터 연기 호흡까지, 두 사람은 서로를 배려하며 완벽한 파트너십을 보여주었다.

"제가 먼저 캐스팅이 된 상태였는데 이주빈 씨가 한다고 했을 때 싱크로율이 좋았고 저와 덩치 케미도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보호 심리도 생기는 캐릭터이자 당돌함도 있는 부분이 매력적이었어요. 리딩 두세 번 하고 현장에 들어갔는데 몸도 잘 쓰는 친구라 티키타카가 잘 됐던 것 같아요. 주빈 씨는 프로필보다 작다고 털털하게 말하더라고요. 힐을 신어도 되는데 굳이 그런 거 없이 단화를 신고 털털한 모습을 잘 보여줘서 윤봄이라는 캐릭터에 진심이라는 것이 잘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극 중 조카 한결 역의 조준영 배우와의 감정선 또한 깊이 있게 다가왔다. 삼촌과 조카, 그 이상의 끈끈한 가족애를 표현하며 배우로서도 뭉클한 순간을 맞이했다.

"조카를 키워본 적은 없지만, 재규가 진심을 대하는 것이 가족이고 아픈 손가락 같은 아이인데, 재규만의 방법으로 가져가는 게 있었어요. 한결이라는 캐릭터를 진심으로 안타깝게 바라봤던 것 같아요. 제가 나오지 않는 장면에서 한결이가 성장한 모습을 볼 때 진짜 조카를 보는 것처럼 뿌듯하기도 했어요."

뜻밖의 '연기 고수'와의 만남, 극 중 반려견 '봄식이'와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였다.

"시골이니까 흔히 말하는 '시고르자브종'(믹스견)이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드라마 색깔에 맞춰 봄식이가 나오게 됐어요. 그 친구가 알고 보니 영화 '도그데이즈' 주인공이더라고요. 연기가 숙달된 강아지라 촬영하기 편했어요. 그 친구가 힘들어할 만한 환경에서는 촬영하지 않고 컷을 쪼개서 잘 찍었어요."

/사진=AM엔터테인먼트

앞서 '이런 호평을 받은 것이 처음'이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안보현은 매 작품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왔다. 그럼에도 '스프링 피버'의 호평이 뜻깊었던 이유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 때문이었다.

"로코는 저에게 도전이었어요. 제 안에서 달달함을 자아내고 로맨틱한 모습을 뽑아내야 했는데 투박한 캐릭터로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죠. 더 많은 사랑을 받아서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동시에 '스프링 피버'는 안보현에게 '치유'와 '성장'으로 남았다. 투박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짐을 짊어지는 재규의 모습에서 그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위로받았다.

"이 친구가 가진 아픔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왜 이렇게 표현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모습이 닮았더라고요. 저도 성향 자체가 굳이 티 내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거든요. 12화를 통해 재규를 향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옹호하는 모습을 보며 재규가 치유됐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사진=AM엔터테인먼트

안보현은 쉴 틈 없이 차기작으로 돌아온다. 이미 '신의 구슬'은 촬영을 마친 상태. 주말부터는 SBS '재벌X형사2' 촬영에도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선재규에서 2~3kg를 덜어낸 상태예요. 재규랑 다른 상태라 그 느낌을 가져가고 시즌 1을 보신 분들에게는 성장한 모습, 인간미가 있고 플렉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신의 구슬'에서는 여태껏 보지 못했던 비주얼과 스토리텔링을 보여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그는 연기의 원동력을 '재미'라고 정의했다. 여전히 해보고 싶은 것이 많은 호기심 넘치는 배우 안보현의 도전은 계속된다.

"끈기 이런 건 식상한 것 같고요. 재미인 것 같아요. 일하는 게 부, 명예가 아니라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아직까지는 다양한 직업군, 여러 장르가 있는데 못 해본 게 많아서 거기서 오는 신선함도 있고 내가 하면 어떨까 궁금증도 있어요. '스프링 피버'로 조금은 자신감도 생겼어요. 악역을 '이태원 클라쓰'밖에 안 해봤어요. 악역도 제대로 해보고 싶어요. 배역으로서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왕이면 할 수 있을 때 도전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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