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개들2', 높아진 주먹의 강도...떨어진 이야기의 밀도

정유미(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6.04.07 09:03

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들의 열연에도 드러나는 분명한 한계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사냥개들'이 3년 만에 시즌 2로 돌아왔다. 시즌 2는 전편보다 커진 액션 규모와 높아진 폭력 수위를 앞세웠으며, 우도환과 이상이 콤비의 열연과 정지훈이 연기한 빌런 임백정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러나 이야기의 빈곤함과 단순한 구조, 평면적인 동기 반복 등 한계도 뚜렷하여, 앞으로는 이야기의 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악!”을 외치는 두 청년 복서의 주먹다짐이 다시 시작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사냥개들’이 3년 만에 시즌 2로 돌아왔다. 전편보다 커진 액션 규모, 카리스마 넘치는 빌런, 높아진 폭력 수위를 앞세워 전 세계 팬들을 겨냥한 ‘K액션’ 브랜드로 도약하려는 야심이 역력하다.

시즌 1이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면, 달리 시즌 2는 오리지널 스토리로 새출발한다. 전편에서 가족과 소중한 이들을 지키기 위해 분투했던 김건우(우도환)와 홍우진(이상이)은 일상으로 돌아와 평범한 나날을 보내던 중, 전직 선수 출신으로 불법 복싱 리그를 운영하는 임백정(정지훈)과 마주한다. 건우는 거액의 제안과 함께 시합 참여를 종용받고, 두 사람은 사채 시장을 넘어 이번엔 불법 스포츠 도박 세계의 사냥개들과 맞서 싸우기로 한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자산은 여전히 건우와 우진 콤비다. 라이벌에서 친구로, 이제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두 사람의 호흡은 코미디와 액션, 감정 연기를 자유자재로 오간다. 우도환과 이상이는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로 액션과 드라마를 균형 있게 이끌어 나간다. 대역 없이 소화한 격투 장면에선 두 배우의 투혼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시즌 2의 또 다른 수확은 빌런 임백정을 연기한 정지훈이다. 20대에 할리우드 액션 영화 ‘닌자 어쌔신’에 출연하고 드라마에서도 액션 연기를 선보여온 정지훈이 40대에 접어든 나이에도 압도적인 피지컬로 파격적인 첫 악역을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무적에 가까운 파이터로서 위압적인 존재감을 내뿜는 그가 등장하는 순간, 드라마의 긴장감은 한 단계 올라간다.

액션 장르에선 빌런이 강해야 주인공과의 대결이 빛나는 법이다. 건우와 백정이 맞붙는 장면은 시즌 2의 명장면으로 꼽을 만하다. 주인공이 악역을 일방적으로 응징하는 구도에서 벗어나 데스매치 형식의 정면 승부를 택한 것도 시즌 1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황찬성, 이시언과 전편의 빌런 중 하나였던 태원석 등 쟁쟁한 악역진도 든든하게 뒷받침하며, 공명, 박서준, 덱스 등의 특별 출연은 보는 극의 활력을 더한다.

그러나 시즌 2는 한계도 뚜렷하다. 가장 큰 문제는 이야기의 빈곤함이다. 시즌 1과 마찬가지로 ‘엄마를 지키기 위해’ 싸움에 뛰어드는 계기는 새로운 시즌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총7개 에피소드 중에서 6화까지는 건우와 우진 팀, 백정 일당의 엎치락뒤치락 전개만 반복되다 마지막 화에 모든 것을 몰아넣는 구성도 아쉽다. 경쾌한 청춘 코미디와 19금 액션 사이의 온도차 역시 매끄럽게 해소되지 않는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액션 설계도 마찬가지다. 19금 액션을 내세운 시리즈인 만큼 과감한 연출을 기대했지만, 고문 장면의 무기 선택이나 살인 장면의 설정은 오히려 안일하고 무신경하다는 인상을 준다. ‘존 윅’을 연상시키는 요소들도 차용에 그칠 뿐, ‘사냥개들’만의 새로운 개성으로 승화시키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못한다.

‘사냥개들’은 시즌제로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건우와 우진 콤비의 통쾌한 사냥개 처단기가 이어지길 바라면서도, 지금처럼 단순한 구조와 평면적인 동기가 반복된다면 시리즈 수명은 길지 않을 것이다. ‘사냥개들’이 K액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을 잠재력은 충분하다. 우도환과 이상이라는 검증된 콤비, 매 시즌 새로운 빌런을 내세울 수 있는 구조도 시리즈에 유리하다.

문제는 그 잠재력을 어떻게 실현하느냐다. 현재 ‘사냥개들’은 배우들의 헌신적인 열연과 시원한 타격감 액션으로 순항 중이지만, 그것만으로는 글로벌 시청자들의 마음을 오래 붙잡기 어렵다.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가 마동석이라는 독보적인 액션 캐릭터를 구축하며 롱런하듯, ‘사냥개들’이 넷플릭스판 ‘범죄도시’를 꿈꾼다면, 앞으로는 주먹의 강도보다 이야기의 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정유미(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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