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마리오 갤럭시’, AI 시대에도 통하는 8비트 배관공 형제

권구현(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6.04.24 09:23

어린이날에 지갑을 열 준비 되셨나요?

일루미네이션과 닌텐도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하여 '슈퍼 마리오 갤럭시'를 선보였다. 전작의 성공에 힘입어 이번 작품에서는 마리오 형제가 은하계 수호자 로젤리나 공주를 구하기 위해 우주로 모험을 떠났고, 새로운 캐릭터 요시가 합류했다. '슈퍼 마리오 갤럭시'는 단순한 스토리와 화려한 볼거리, 속도감 있는 진행으로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콧수염을 휘날리며 달리는 배관공 형제가 돌아왔다.

일루미네이션과 닌텐도가 ‘슈퍼 마리오 형제’와 함께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다. 뉴욕과 버섯왕국을 오갔던 배관공 형제는 이번엔 은하계로 나선다. 그래서 제목도 ‘슈퍼 마리오 갤럭시’다. 은하계로 확장된 건 무대가 아니라, 세대다. 전작의 글로벌 흥행 수익 13억 달러 돌파는 신작의 자신감이 됐다. 전작이 추억 속 슈퍼 IP가 ‘지금도 통할까?’라는 의구심으로 시작했던 일종의 시험이었다면, 이번엔 ‘당연히 통한다’는 확신으로 관객들을 마주한다.

이번에도 마리오 형제는 공주를 구한다. 바로 은하계 수호자 로젤리나 공주다. 전작의 빌런 ‘쿠파’의 아들 ‘쿠파주니어’가 빌런으로 나섰다. 마리오와 루이지는 피치 공주, 키노피오와 함께 광활한 우주로 모험을 떠난다. 그리고 둘리보다 훨씬 더 유명한 공룡 ‘요시’가 새롭게 합류한다. 게임 ‘슈퍼 마리오’가 식상해졌을 무렵 시리즈를 구원했던 요시는 이번 작품에서도 귀여운 매력을 터뜨리며 작품의 마스코트로 자리한다.

사진제공=유니버설 픽쳐스 

전작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꽤 많은 불안이 있었던 작품이다. ‘마리오’가 가진 시대적 한계에 대한 우려였다. 게임 속 마리오가 등장했던 건 무려 1985년,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에”로 시작하는 오래된 영웅담 속 주인공이었다. 40살이 넘은 캐릭터가 매력을 어필하기엔 이제는 귀엽고 예쁘고 멋있는 캐릭터가 너무 많은 세상이 됐다. ‘영웅이 공주를 구한다’, ‘영웅과 공주가 사랑에 빠진다’는 플롯도 지금 시대라면 외면하려 애쓰는 플롯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걱정은 기우였다. ‘닌텐도’라는 게임계의 거목은 여전히 현역이었고, 특히 닌텐도 스위치의 너른 보급은 ‘마리오’에게 젊음과 인지도를 안겼다. 올림픽 폐막식에서 일본 총리가 마리오 코스프레를 하고 등장하는 건, 마리오의 글로벌 위상을 증명하는 에피소드다. 게임, 애니메이션을 넘어 현실의 유니버설 스튜디오라는 테마파크까지, ‘마리오’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에도 최고의 캐릭터로 군림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전 세계에 과시하고 있다.

사진제공=유니버설픽쳐스

‘슈퍼 마리오 갤럭시’는 전작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마리오 만의 색채를 마음껏 뿜어낸다. 단순한 스토리는 오히려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가 됐다. 대신 화려하고 압도적인 볼거리를 선사한다. 근본이 게임이라는 사실이 체감될 만큼 속도감 있는 진행이 돋보인다. 게임 속에서도 분주히 뛰어다녔던 마리오는 이번 작품에서도 쉬는 법 없이 ‘러닝’ 타임 내내 달린다. ‘어드벤처’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은하계 곳곳을 체험하는 느낌을 선사한다.

‘지금도 통한다’는 공식은 ‘앞으로도 통한다’라는 비전으로 진화한다. 세계관을 확장했고,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켰다. 물론 요시 역시 1990년에 탄생했던 노쇠한 공룡이지만, 그저 추억팔이의 도구가 아닌 환생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귀엽고 믿음직한 새로운 마스코트가 등장했으니, 요시 굿즈를 향한 어른들의 지갑 사정이 벌써부터 걱정된다. ‘3대가 즐겨본다’는 할리우드의 ‘스타워즈 시리즈’처럼, 마리오 역시 전 세대가 열광할 ‘닌텐도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초석을 굳건히 다지고 있다.

‘슈퍼 마리오’가 가진 빛나는 자산 ‘올드팬’을 위한 노스텔지어도 꼼꼼히 챙긴다. 8비트 게임 화면을 그대로 차용하기도 하고, 버섯, 꽃, 망토 등 게임 속 아이템을 재현해 환호를 자아낸다. 무엇이든 삼키고 보는 요시의 액션부터, 특유의 장애물을 지나 외통수 다리에서 마주하는 빌런과 도끼 아이템은 팬들의 향수를 폭발시킨다. 여기에 게임 역사에서 명곡으로 손꼽히는 테마곡의 어레인지는 그 시절의 추억을 다시 소환한다.

‘미니언즈’로 대표되는 일루미네이션의 표현력과 닌텐도의 지적재산력의 조합은 이젠 의심할 여지가 없다. 결국 ‘슈퍼 마리오 갤럭시’는 전 세계를 아우르는 슈퍼 IP의 저력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보여줄 것이다. 아이들은 마리오를 봐야할 것이고, 부모들은 아이의 손을 잡고 극장을 찾을 것이다. 개봉 시기를 가정의 달과 어린이날의 사정거리에 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버섯 왕국을 넘어 우주를 달리는 마리오와 루이지 형제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권구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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