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 누나. 정유미가 tvN 예능 '꽃보다 청춘: 리미티드 에디션'에서 새롭게 얻은 별명이다. 7살 어린 최우식과 5살 어린 박서준이 올해 44살이 된 누나의 나이 앞자리 숫자 '4(Four)'를 연달아 붙여 부르는 짓궂은 호칭이다.
보통 여배우, 아니 누구에게라도 나이는 꽤 민감하게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이 아슬아슬한 장난이 유쾌한 예능적 모멘트로 승화되는 이유는 전적으로 정유미의 리액션 덕분이다. 그는 대인배인 척 쿨하게 웃어넘기지 않는다. 동생들의 놀림에 진심으로 발끈하고 눈을 뾰족하게 흘기며 툴툴거리는 감정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이 꾸밈없는 짜증과 뾰로통함, 그리고 마지못해 받아들이는 털털함이 그의 사랑스러움을 배가한다. 그래서 두 동생이 정유미에게 "포포 누나"라고 부르는 목소리에는 허물없는 편안함과 무한한 애정이 묻어난다. 아무리 짓궂게 나이로 놀려도 그가 가진 본연의 사랑스러움과 매력은 결코 바래지 않을 것 알기 때문이다. 동생들이 눈치를 보기는커녕 더 신나게 놀리고 제작진마저 자막으로 합심해 '포포'라 부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윰블리'. 정유미의 가장 오래된 애칭이자 그를 가장 완벽하게 설명하는 수식어다. '포포 누나'가 돼도 여전한 그 무해한 사랑스러움은 툭 하고 튀어나온다. 광한루에서 최우식의 그네를 밀어주겠다며 호기롭게 나섰다가 그네의 반동을 이기지 못하고 흙바닥에 철퍼덕 고꾸라지며 완성한 몸개그도 그랬다. 냅다 바닥에 엎어진 누나를 보며 득달같이 달려온 두 동생은 놀라면서도 "날씨 좋다", "누워서 보고 싶었나 보네"라며 어김없이 깐족거림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여기서 정유미는 벌떡 일어나 의연한 척 예쁜 척 상황을 수습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프면 울어야 하는데 미친 듯이 웃음이 나서 고개를 못 들겠더라"라는 속마음을 밝히며 흙바닥에 한참을 고개를 파묻는다. 동생을 챙겨주려다 도리어 자신이 우스꽝스러운 꼴이 됐음에도 그 민망함마저 해맑은 웃음으로 훌훌 털어버린다.
투박한 패딩에 헐렁한 트레이닝 바지를 훌쩍 입고 예쁘게 보이는 것보다 그 순간에 온전히 녹아든 채 바닥에서 뒹구는 이 투명한 여배우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완벽하지 않아서 더 정감 가고, 체면 대신 웃음을 택하는 이 꾸밈없는 결이야말로 '포포 누나'가 영원한 '윰블리'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두 동생과 어우러지는 모습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유미는 두 사람과 '서진이네', '윤스테이', '여름방학', '윤식당' 등 여러 예능을 함께 거치며 허물없이 편안한 사이가 됐다. 선배나 누나라는 타이틀로 억지로 무게를 잡거나 대접을 바라지 않는다. 오히려 동생들의 끊임없는 깐족거림과 장난을 가장 가까이서 타격감 있게 받아주는 친근하고 든든한 놀이터가 돼준다.
나이 앞자리가 바뀌고 호칭이 짓궂어져도 정유미는 모든 상황에 거드름 없이 섞여 든다. 나영석 PD가 자신의 예능에 무려 8번째 정유미를 기용한 이유도 바로 이 지점에 있을 것이다. 극한의 '리미티드' 상황에 던져져도 까마득한 동생들의 짓궂은 타겟이 돼 씩씩거려도 결코 퇴색되지 않는 대체 불가능한 매력.
'포포 누나'가 돼도 여전히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정유미는 왜 자신이 영원한 '윰블리'일 수밖에 없는지를 이 짠내 나는 방랑기에서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