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변화가 생기면서 마음가짐도 달라졌어요. 그런데 달라지지 않은 것도 있어요. 바로 저희 안에 있는 독기와 열정이요. 인원은 줄었지만 오히려 다섯 명끼리 더 단단해졌고 시너지도 더 좋아졌어요."(성한빈)
보이그룹 제로베이스원이 9인조에서 5인조로 재편하고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멤버들은 "우리는 서바이벌을 통해 팬 투표로 데뷔했다. 팬 사랑과 그 소중함을 정확히 알고 있다. 그게 우리의 본질"이라며 변화 속에서도 팀을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은 팬이라고 강조했다.
성한빈, 김지웅, 석매튜, 김태래, 박건욱은 18일 미니 6집 'Ascend-(어센드_)'를 발매하고 팀의 두 번째 챕터를 연다. 이번 신보는 제로베이스원의 이름으로 내는 여섯 번째 앨범이지만 첫 앨범에 가깝다. Mnet '보이즈 플래닛'을 통해 결성된 제로베이스원은 정해진 활동 기간 종료 후 네 명(장하오, 리키, 김규빈, 한유진)의 멤버가 원소속사로 돌아가며 올초 5인 체제로 재편됐다. 'Ascend-'는 그 변화 이후 처음 내놓는 결과물이다.
공교롭게도 제로베이스원 5인조의 새 출발은 팀을 떠난 네 멤버 활동과도 시기가 맞물린다. 장하오, 리키, 김규빈, 한유진이 새롭게 결성한 앤더블은 제로베이스원과 일주일 차이로 앨범을 낸다. 성한빈은 "9인 체제일 때도 우리끼리 경쟁하지 말고 '나 자신과 싸워서 이기자'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컴백 시기가 겹칠 줄은 몰랐지만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가 될 거라고 믿는다. 각자 준비한 무대를 잘 보여주면 된다"고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아홉 명에서 다섯 명으로 바뀐 변화는 팀 전체를 다시 정비해야 하는 일이었다. 무대 위 대형, 음악 색깔, 멤버들이 보여줄 이미지도 이전과 같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성한빈, 김지웅, 석매튜, 김태래, 박건욱이 제로베이스원이라는 이름을 이어가기로 한 이유는 분명했다. 아직 보여주고 싶은 것이 남아 있었고 그들을 기다려준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일 컸던 생각은 두 가지였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마음이 잘 맞는 멤버들을 만난 것도 소중했고, 그래서 더 보여드리고 싶은 게 많았어요. 또 저희를 기다려주고 응원해 준 팬들이 있었잖아요. 팬들과 더 오래 보고, 더 많은 걸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게 저희를 움직인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아요."(성한빈)
제로베이스원이 새 앨범을 준비하며 가장 먼저 붙든 것도 이 마음이었다. 멤버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김지웅은 "나 자신을 돌아보며 준비했다"고 했고, 성한빈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준비했고 그만큼 큰 열정을 담았다"고 말했다. 박건욱은 "광역버스를 타고 다니며 연습하던 시절의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떠올렸고, 김태래는 "멤버들과 함께 미래의 큰 그림을 그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석매튜 역시 "마인드 세팅을 다시 했고 열정이 남달랐던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변화를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달랐다. 석매튜는 9인 체제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리며 "마지막 콘서트 때는 아홉 명으로 멋있게 보여주자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들어가는데 그때부터 실감이 났다. 그전에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지만 마음으로 와닿는 건 또 달랐다. 열심히 한 챕터를 끝냈으니 이제는 새로운 챕터를 서로 응원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완성한 'Ascend-'는 제로베이스원의 현재를 다시 정리하는 앨범이다. 이전까지 쌓아온 음악적 여정을 하나의 서사로 압축하되 5인 체제에 맞는 새로운 방향성을 더했다. 팀의 근간은 유지하면서도 표현 방식은 달라졌다. 멤버들이 이번 앨범을 설명하며 꺼낸 두 단어는 청춘과 미니멀리즘이다.
"이전과 변하지 않은 건 청춘을 노래한다는 점이에요. 앨범 스타일이나 곡 분위기는 많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저희는 계속 청춘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지금의 저희에게 어울리는 미니멀리즘을 택했다는 거요. 좀 더 깔끔하고 세련된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콘셉트도 그 방향에 맞춰 준비했어요."(성한빈)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콘셉트 포토도 화려한 세트에서 찍기보다 조형물 하나를 배경으로 두고 찍는 식이었거든요. 덜어낼수록 멤버 한 명 한 명이 더 잘 보이고, 그 안에서 각자의 기운이나 아우라가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박건욱)
타이틀곡 'TOP 5'(톱 5)는 이 같은 방향성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곡이다. 댄스 팝과 컨템퍼러리 알앤비를 기반으로 한 이 곡은 2000년대 댄스 팝의 감각을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그루비하고 섹시한 힙합 리듬, 환상적인 이미지를 담은 가사가 어우러지며 제로베이스원이 새롭게 정리한 미니멀리즘을 음악적으로 구현한다.
퍼포먼스 역시 이전과는 다른 결을 택했다. 성한빈은 "리듬이나 몸을 움직이는 선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파워풀하거나 에너지를 밖으로 크게 내는 안무가 많았다면 이번에는 에너지를 몸 안에 가둔 채 춤을 춘다. 그 전환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건욱은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말 힘든 안무"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앨범에는 'Intro.'(인트로)를 시작으로 'V for Vision'(브이 포 비전), 'Customize'(커스터마이즈), 'Exotic'(이그조틱), 'Changes'(체인지스), 'Zero to Hundred'(제로 투 헌드레드)까지 총 일곱 트랙이 실렸다. 각 곡은 새로운 제로베이스원의 방향을 다르게 비추면서도 하나의 흐름 안에 놓인다. 다섯 멤버의 개성과 역량은 이전보다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특히 박건욱의 첫 자작곡 'Customize'는 팀의 음악적 확장을 보여주는 트랙이다. 박건욱은 이 곡에 대해 "우리 다섯 명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했다. 화려하게 꾸미기보다 깔끔하게 덜어낸 안에서 멋을 낼 수 있게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5인 체제 제로베이스원이 선택한 '미니멀리즘 청춘'이라는 정체성이 이 곡에도 자연스럽게 담겼다.
인원이 줄었다는 건 빈자리가 생겼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각 멤버가 더 선명하게 보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박건욱은 "다섯 명 모두 개개인의 매력과 보컬, 퍼포먼스 역량을 키우기 위해 연습실에서 밤을 새웠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팬들 마음에 자랑스러운 아티스트로 계속 남고 싶다"는 바람은 그래서 더 진심 있게 다가온다. 제로베이스원은 숫자의 변화를 딛고 다시 도약을 택했다. 달라진 구성 안에서도 지키고 싶은 마음이 있고 새롭게 보여주고 싶은 가능성이 있다. 'Ascend-'는 그 출발을 알리는 첫 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