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장' 소지섭, 리암 니슨 저리 비켜!

한수진 ize 기자
2026.07.13 07:00

부성 액션 새 역사…시청률 9.5%→22.3% 폭등
넷플릭스 비영어 쇼 1위·역대 SBS 금토극 2위?

소지섭 주연의 SBS 금토 드라마 '김부장'이 시청률 22.3%를 기록하며 부성 추격 액션의 새 역사를 썼다. 이 작품은 평범한 아버지이자 전설적 공작원인 주인공이 사라진 딸을 되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담았다. 국내 흥행은 물론 넷플릭스 비영어 쇼 부문 1위에 오르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소지섭의 묵직한 액션과 연기력을 증명했다.
'김부장' 소지섭 / 사진=SBS '김부장'

딸이 사라지자 평범한 아버지가 감춰둔 능력을 꺼낸다. 적진으로 뛰어들어 악당을 쓰러뜨리고 기어코 딸을 되찾는다. 영화 '테이큰' 이후 수없이 반복된 부성 추격 액션의 공식이다. 그런데 '김부장'을 보고 있으면 익숙한 이름보다 다른 얼굴이 먼저 떠오른다. 리암 니슨은 잠시 비켜도 좋겠다. 이제 한국에는 소지섭이 있다.

한때 강력한 대항마가 등장하면 "저리 비켜"라는 말이 으레 따라붙던 때가 있었다. 지금 그 말을 가장 힘 있게 되살린 배우가 있다. 바로 소지섭이다. SBS 금토 드라마 '김부장'으로 부성 추격 액션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그가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아버지 '테이큰'의 리암 니슨의 아성을 맹렬히 넘보고 있다. 국내 안방극장을 휩쓴 것은 물론, 넷플릭스 비영어권 부문 1위에 오르며 전 세계에 대한민국 아빠의 매운맛을 제대로 각인시키는 중이다.

'김부장'이 방송 전부터 폭발적인 기대를 모았던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소지섭이라는 이름 석 자에 있었다. 그리고 모두의 기대대로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하는 특유의 묵직한 분위기와 타격감 넘치는 액션을 백분 활용하면서도 부성애라는 깊고 넓은 영역에 발을 들이며 자신의 인생작을 경신했다.

'김부장' 소지섭 / 사진=SBS '김부장'

'김부장'에서 소지섭은 평범한 회사원이자 과거 전설적인 공작원이었던 김부장을 연기한다. 딸 민지가 사라지기 전까지 그는 세상과 맞서기보다 참고 견디는 아버지다. 건달에게 맞고도 먼저 고개를 숙이고, 딸의 아침밥과 교복을 챙기기 위해 누구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한다. 학교폭력 가해자의 부모 앞에서는 딸을 지키기 위해 자존심까지 내려놓는다.

그래서 김부장이 안경을 벗는 순간은 더욱 강렬하다. 힘을 지닌 사람이 힘을 과시하는 장면이 아니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려 했던 능력을 결국 다시 꺼내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딸이라는 마지막 선이 무너지고 나서야 돌아온 과거의 얼굴에는 분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반드시 되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함께 담긴다.

소지섭은 이 양극단을 무리 없이 연결한다.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무뚝뚝한 아버지와 상대를 단숨에 제압하는 공작원의 모습이 전혀 따로 놀지 않는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와 굳게 다문 입술, 느릿하지만 흔들리지 않는 걸음은 평범한 일상에서도 인물의 과거를 짐작하게 한다. 반대로 액션이 시작되면 군더더기 없는 동작과 단단한 신체가 김부장의 오랜 시간을 설명한다.

'김부장' 소지섭 / 사진=SBS '김부장'

소지섭은 원래도 적게 말하고 묵직하게 움직일 때 가장 강한 배우다. 화려한 감정 표현보다 정지된 얼굴 안에서 감정을 쌓고, 짧은 눈빛으로 장면의 공기를 바꾸는 데 익숙하다. '김부장'은 그런 소지섭의 장점을 가장 정확한 자리에 가져다 놓는다. 그가 잘하는 것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판을 깔면서도 그 위에 '아버지'라는 새로운 무게를 얹었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과거의 소지섭이 주로 외로운 남자의 상처와 고독을 품었다면, '김부장'의 소지섭은 자신보다 지켜야 할 존재를 먼저 생각한다. 김부장이 총을 들고 주먹을 휘두르는 이유는 자신의 복수나 생존이 아니다. 딸이 집으로 돌아와 다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게 하기 위해서다. 액션의 목적지가 분명한 만큼 한 번의 타격과 짧은 경고에도 감정이 실린다.

소지섭의 존재감은 흥행 수치로도 증명됐다. '김부장'은 전국 시청률 9.5%로 출발해 6회 만에 22.3%까지 치솟았다. 첫 방송보다 두 배 이상 상승한 데 이어 수도권 기준 역대 SBS 금토 드라마 2위까지 올라섰고,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최고 시청률 기록도 갈아치웠다. 방송을 거듭할수록 더 넓은 시청층을 끌어들이며 소지섭의 이름값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김부장' 소지섭 / 사진=SBS '김부장'

국내에서만 통하는 아버지도 아니다. '김부장'은 공개 2주 차에 넷플릭스 비영어 쇼 부문 1위에 올랐고, 11개국 정상과 79개국 톱10 진입을 기록했다. 국내 시청률과 TV·OTT 화제성, 글로벌 순위까지 동시에 잡으면서 소지섭의 묵직한 액션이 글로벌에서도 통한다는 걸 보여줬다.

소지섭은 '김부장'으로 세월이 더해진 얼굴에 가장의 피로와 부성애, 책임감과 죄책감을 겹쳐 올리며 익숙했던 장르적 이미지를 한 단계 확장했다. 새로움만 좇기보다 자신이 오랫동안 쌓아온 장점을 가장 완성도 높은 형태로 꺼내 보였고, 그 위에 지금의 나이와 연륜만이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을 더했다. 가장 소지섭다운 연기로 이전의 소지섭을 넘어선 것이다.

리엄 니슨이 부성 추격 액션의 상징이 된 것은 강한 아버지의 얼굴에 절박함을 새겨 넣었기 때문이다. 소지섭도 이제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영역에 들어섰다. 힘을 과시하지 않아 더 강하고 울부짖지 않아 더 절절하다. 안경을 벗고 딸을 향해 달려가는 순간 소지섭은 더 이상 누군가의 한국판이 아니다. '김부장'이라는 새로운 부성 액션의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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