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서바이벌 예능 '한식대첩3' 출신 탈북 셰프 허진이 북한에 두고 온 자식에게 돈을 부쳤다가 1억원의 사기를 당했다고 고백했다.
지난 30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탈북 셰프 허진이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허진은 가족 이야기를 털어놨다.
허진은 "어머니 53세, 아버지 60세에 나를 낳았다. 우리 집에 오빠 넷, 언니 넷이다. 8남매 중 막내다. 언니오빠들 다 군대 가고 80세 넘은 부모님과 나 혼자 같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니까 늘 아버지가 '너를 안 낳았으면 우리 두 노인네는 어떻게 살았겠나'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연로한 부모를 두고 탈북한 허진은 "항상 아픈 손가락이고 신경이 많이 쓰이는 막내가 없어졌으니 역 대합실을 나 찾으러 왔다 갔다 하시다가 따뜻한 밥에 된장국 한 그릇도 못 드시고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죄인이다"라고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였다.
허진은 1997년 홀로 북한을 이탈해 중국에서 9년간 도망 다니다 2006년 대한민국에 정착했다.
북한에 2남 1녀를 뒀다는 허진은 "아들이 7살 때 밤나무에 올라갔다가 떨어져서 장기 파열이 됐다. 수술하는 1박 2일 동안 밖에 있는데 '못 살아나면 어쩌나' 싶었다. 수술하다가 정전이 되니 '영락없이 죽었구나' 했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이어 "수술해서 살리긴 했는데 나오니까 영양 보충해야 하지 않나. 시골이다 보니 찹쌀을 구하기가 힘들었다. 13개 리를 다니며 한 숟가락만 달라고 했는데, 없었다. '애를 먹이지 못해 죽이겠다' 싶었다"고 어려웠던 당시를 회상했다.
중국으로 넘어가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홀로 보따리 장사를 시작했다가 국경을 넘은 게 발각돼 가족들을 못 보게 됐다.
그렇게 북한을 떠나온 지 29년째인데도 허진은 북한에 두고 온 자녀들을 떠올렸다.
그는 "내가 게를 좋아하니까 아들도 게를 좋아했다. 나 나올 때는 게도 그렇게 흔치는 않았다. 나만 이렇게 맛있는 거 먹고 있을 때 (생각난다) 또 눈물이 난다"고 속상해했다.
허진은 "수소문을 해보니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애들이 결혼도 잘했고 잘살고 있다더라. 그 나라에서 잘 살아야 얼마나 잘 살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오빠와도 통화한 적이 있는데 '나라를 배반하고 갔으니 거기서 조용히 잘 먹고 잘살아라.'라고 하고는 '한국에서 그렇게 떠들고 살면 사람을 보내서 너를 못 찾아오는 건 아니다. 조심해라'라고 하더라. 그게 무서워서 10여 년을 꼼짝 안 하고 조용히 살았다"고 털어놨다.
오빠의 위협적인 발언은 2015년 방송을 통해 스타 요리사가 된 이후에도 방송 출연을 자제하게 된 이유였다.
이후 허진은 탈북민 가족들을 초대해 북한식 오리탕을 대접하며 오랜만에 고향 소식을 들었다.
허진은 "코로나19 전에는 조금씩 통화를 했다. 돈을 우리 자식들하고 직접 통하면 빚을 내서라도 보내겠는데 다른 사람 거쳐 전달하다 보니까 갔다고는 하는데 애들 목소리를 들어본 적 없어서 간 건지 만 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허진이 대한민국에 정착해 만난 남편 조상록 씨는 "돈을 부쳤는데 나중에 몇 년 있다가 연락을 받았는데 돈을 한 푼도 못 받았다더라. (브로커가) 한국 돈 1억 원을 챙긴 거다. 북한에 가면 그 1억원이 얼마나 되겠냐. 보면 중간에서 다 떼고, (가족에게는) 가는 게 없다"고 속상해했다.
이에 탈북민은 "우리가 직접 은행 거래를 못 하니까 중간중간 거치면서 수수료라고 생각하고 가져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진은 탈북민들에게 "내가 아이들이 너무 어릴 때 헤어졌다. 아이들이 벌써 마흔이 넘었다"며 "혹시 (아이들 소식을) 정확하게 알 수 있냐"고 도움을 청했다.
한 탈북민은 "주소는 몰라도 대충 어디 사는지는 알지 않나"라며 "아직 그래도 북에 내 친구들이 있다. 최선을 다해 찾아드리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