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문화재 손녀' 차지연, 국악신동→왕따..."다 놓고 싶었다" 고백

이은 기자
2026.08.05 06:51
뮤지컬 배우 차지연이 자신이 겪은 아픔을 털어놨다./ 사진=MBC '플레이리스트 109' 방송 화면

뮤지컬 배우 차지연(44)이 자신이 겪은 아픔을 털어놨다.

지난 4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플레이리스트109'에는 뮤지컬 배우 차지연이 출연해 MC 이석훈, 딘딘, 이준과 이야기를 나눴다.

차지연은 목소리에 묻어나는 '한'에 대해 묻자 "어릴 때부터 '한'이 있었다"며 집안에 대해 언급했다.

고(故) 박오용의 손녀인 차지연은 "판소리 할 때 옆에서 북을 치는 사람을 고법 고수라고 하는데, 외할아버지가 고법 인간문화재이시다"라고 운을 뗐다.

뮤지컬 배우 차지연이 자신이 겪은 아픔을 털어놨다./ 사진=MBC '플레이리스트 109' 방송 화면

그는 "어렸을 때부터 그런 끼가 많아서 당시 국악 신동이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여자는 타악기에서 인정해주지 않는 게 강했다. 그러다 보니 학교생활도 평탄치 않았다. 왕따도 심하게 당했다. 국악은 그런 아픔들이 너무 많이 쌓여서 포기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너무 어린 나이에 많은 일을 겪고 마주했을 땐 표현할 정신적 여유도 없이 울분을 쌓고 삭혔다. 뮤지컬이라는 무대를 만나고 나서 개인적인 고통이나 슬픔이 역할을 통해 승화되더라. 그걸 관객분들이 더 좋아해 주시고 저도 다 쏟아내서 개운해졌다"고 설명했다.

차지연은 서울예대에 합격했지만, 집안 사정상 한 학기 만에 중퇴 후 생계에 뛰어들어야 했고, 이를 안타까워한 대학 동기의 소개로 24세에 뮤지컬 '라이온킹'으로 데뷔하게 됐다.

뮤지컬 배우 차지연이 자신이 겪은 아픔을 털어놨다./ 사진=MBC '플레이리스트 109' 방송 화면

그러나 차지연은 첫 뮤지컬에서 주연으로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생활고를 겪었다.

그는 "집이 어려워서 보증금이 없었다. 그래서 가불받고 월급을 다 드리는 걸로 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따로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너무 어렸을 때부터 이 생활을 반복하니까 앞으로 나아갈 희망이나 비전이나 미래가 안 보이는 느낌이었다. 일은 일대로 감사하게 살고 있지만, 계속 뭔가에 쫓기면서 살았다. 언제 누가 찾아와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이 늘 깔려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래서 다 놓고 싶었다. 일기에 적은 게 '나는 왜 태어났을까? 나는 왜 여기 있을까? 무슨 이유로 날 이 세상에 보냈을까?'였다. 사는데 이유도 없고 의미도 없었다"고 말했다.

뮤지컬 배우 차지연이 자신이 겪은 아픔을 털어놨다./ 사진=MBC '플레이리스트 109' 방송 화면

이석훈은 "누구나 자신만의 지옥이 있다"며 공감하자 차지연은 "바쁘고 화려하게 사는 것 같지만, 제 안에는 누군가와 나눌 수 없는 깊은 우울감이 있다. 저도 같은 아픔을 갖고 계신 분들과 똑같은 인간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차지연은 뮤지컬 서편제 OST '살다 보면'을 '버팀송'으로 꼽았다. 그는 "'살다 보면 살아진다'라는 가사가 있다. '살다 보면 살아내진다'도 있고 '살다 보면 다 사라진다'도 있다고 들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신 분들에게 감히 '힘내세요', '잘 될 거예요', '다 괜찮아질 거예요'라는 말은 할 수 없는 거 같다. 많이 힘드시겠지만, 어떻게든 지나갈 거다. 조금만 버텨내 주시면 여러분의 때가 분명히 선물처럼 찾아온다. 제가 겪었던 사람이라 확신한다. 그 시간을 잘 버텨내 달라"라고 진심을 전했다.

차지연은 대전무형문화재 17호이신 송원 박오용으로, 외삼촌 박근영 역시 명 고수로 알려졌다. 2006년 뮤지컬 '라이온킹'의 주술사 라피키 역으로 데뷔했으며, '서편제' '위키드'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레베카' '맡타하리' '드림걸즈' 등에 출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SBS 드라마 '모범택시'에 출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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