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배는 중국 정부..."돈 못 벌어도 일단 고" 39조 쏟아부은 CXMT

뒷배는 중국 정부..."돈 못 벌어도 일단 고" 39조 쏟아부은 CXMT

박종진 기자, 김남이 기자, 김아영 기자, 최지은 기자
2026.08.0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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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반도체 홍위병' CXMT 쇼크 (上)

[편집자주]  중국 정부의 '레드테크'를 등에 업고 기존 산업의 문법을 파괴하며 거침없는 질주를 시도하는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는 과거 홍위병을 연상하게 할 정도다. CXMT로 상징되는 오늘날 중국 반도체 산업이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 들여다보고 '초격차' 유지를 위한 K반도체의 과제도 살펴봤다.

"손실에도 39조 폭격" 차이나칩 질주하는데…족쇄 찬 '삼전닉스' 탄식

(허페이 로이터=뉴스1) 이정환 기자 =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위치한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본사 건물 앞에 기업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2026.07.27. ⓒ 로이터=뉴스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허페이 로이터=뉴스1) 이정환 기자
(허페이 로이터=뉴스1) 이정환 기자 =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위치한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본사 건물 앞에 기업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2026.07.27. ⓒ 로이터=뉴스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허페이 로이터=뉴스1) 이정환 기자

AI(인공지능) 시대에 국가의 존망이 걸린 반도체 산업을 놓고 중국의 파괴적 추격전이 본격화되면서 그간 유례를 찾기 힘든 방식으로 전쟁이 시작됐다. 최근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상장 등 일련의 충격파로 '레드테크(중국의 국가 주도형 산업기술 체계)'에 세계가 새삼 주목하는 가운데 반도체 업계에서는 기존 문법을 뒤집는 중국 업체의 기술개발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XMT는 앞선 세대 제품의 이익을 기반으로 차세대 모델을 개발한다는 상식을 무시해왔다. D램의 경우 DDR(Double Data Rate·더블데이터레이트)4에서 수익이 나도 추격을 위해 DDR5로 주력을 옮겨가고, LPDDR5X(저전력 D램) 경쟁력도 떨어지는 판에 LPDDR6 양산 준비에 들어가는 식이다. 사실상 이윤을 포기하고 여러 세대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있다. 중앙과 지방정부, 국유금융기관, 산업기금 등이 총체적으로 뒷받침해 기술추격에 필요한 비용과 실패 위험을 분담하면서 시간이 단축되는 방식이다. 정부는 드러나는 직접 보조금보다 지분투자나 산업정책 등 다양한 수단으로 후원하고 있다.

특히 텐센트·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을 고객사로 연결해 수요를 확보하고 초기 시장 조정자 역할을 감당했다. 이들 기업이 성능이 떨어지는 자국산 칩을 도입하면 정부가 일정 비율을 현금 지원하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CXMT가 2023~2025년간 211억3000만 위안(약 4조4800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와중에도 1852억 위안(약 39조2500억원) 이상의 R&D(연구개발)와 시설 투자 등을 집행할 수 있던 비결이다. 그 결과 설립한지 고작 10년만에 AI 슈퍼사이클을 맞아 수익을 내기 시작했고 시장점유율(올 2분기 기준) 7%로 세계 4위권에 자리 잡았다.

"중국 공산당과 싸우고 있다"는 우리 반도체업계의 호소가 과장이 아닌 셈이다. 아직 기술 수준이 우리 경쟁 상대가 되지 않지만 격차는 언제든 좁혀질 수 있어서다. 전례 없는 도전에는 파격적 대응으로 맞서야 한다는 업계 안팎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52시간 규제가 대표적이다. 근로조건 악화의 관점에서 볼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더 일하고 더 성과를 나누겠다는 산업 전사들의 의지까지 막는 것은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백서인 한양대 교수는 "다른 나라들은 '전쟁'으로 인식하고 뛰어드는데 우리나라는 너무 안일하다"며 "우리에게는 삼성전자(240,000원 ▲500 +0.21%)SK하이닉스(1,577,000원 ▲10,000 +0.64%)라는 이길 수 있는 군대가 있으니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한다"고 일갈했다.

'상식 안 통한다' 무모한 R&D 전략…CXMT의 반도체 축지법

CXMT의 주요 제품 출시 및 양산 시점/그래픽=이지혜
CXMT의 주요 제품 출시 및 양산 시점/그래픽=이지혜

'돈 보다 기술 추격'

중국 D램 업체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의 핵심 성장 전략이다. 설립 10년 만에 세계 D램 시장 4위로 올라선 배경에는 기존 성장 공식을 뒤집은 CXMT의 추격 전략과 1000억달러(143조원)가 넘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지원이 있다. 전례 없는 메모리 반도체(이하 메모리) 품귀 상황도 성장 기회가 됐다.

4일 전자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HP와 에이수스(ASUS), 에이서 등은 노트북 일부 제품에 CXMT D램을 소량 채택하기로 했다. 이들 업체는 올해 메모리 공급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CXMT 제품의 성능을 검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급 규모는 크지 않지만 중국 업체가 글로벌 PC 제조사에 D램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16년 설립된 CXMT는 2019년 중국 기업 최초로 8GB(기가바이트) DDR4(더블데이터레이트4)를 독자 생산한 이후 LPDDR(저전력D램)4X(2020년), LPDDR5(2023년), DDR5(2024년)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제품군을 빠르게 확대했다. 최근에는 LPDDR6 연구 검증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선두 기업 따라잡는 '세대도약형 R&D' 전략..매출보다 많은 투자

CXMT가 단기간에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7%까지 성장한 것은 '세대도약형 연구개발(跳代研发)' 전략 때문에 가능했다. 선두 기업을 추격하기 위해 기술 세대를 건너뛰거나 개발 기간을 최대한 압축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CXMT는 지난해 LPDDR5X 양산을 시작했고, 현재는 LPDDR6 양산도 추진하고 있다. LPDDR6는 삼성전자(240,000원 ▲500 +0.21%)SK하이닉스(1,577,000원 ▲10,000 +0.64%) 역시 양산을 준비 중인 차세대 제품이다. 원가와 수율, 성능 등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크지만 수익성보다 기술을 우선하는 전략으로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DDR4 생산을 중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급 부족으로 DDR4 가격이 지난해에만 10배 급등했음에도 CXMT는 수익성이 검증된 제품 대신 DDR5와 LPDDR5X 생산에 집중했다. DDR4는 과감하게 생산을 접었다. 단기 실적보다 차세대 기술 확보를 선택한 것이다.

CXMT는 최근 3년(2023~2025년) 동안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에 1852억위안을 투입했다. 같은 기간 매출(951억위안)의 2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말 연구개발 인력은 6259명으로 전체 직원의 32%를 차지한다. CXMT는 창사 이후 지난해 처음 77억위안의 흑자를 기록했다.

기술 확보 과정에서는 공격적인 행보도 이어졌다. 해외기업의 특허를 구매하거나 사용 계약을 적극적으로 맺었다. 한국 법정에서는 CXMT로 국내 반도체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전직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다.

회사도 투자설명서를 통해 "대규모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에 따른 감가상각 부담, 규모의 경제가 아직 충분히 실현되지 않아 생산원가가 높다"고 밝혔다. 일부 서버용 D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제품보다 가격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 반도체 자립 목표..10년간 1000억달러 지원

CXMT와 같은 전략을 일반 기업이라면 지속하기 어렵다. 매출보다 많은 투자를 이어가고, 가격 경쟁력까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것은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이 있어서다. CXMT는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립 전략 속에서 설립된 기업으로 국가반도체산업투자기금(빅펀드)을 비롯한 국유 자본의 지원을 받아 성장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14년부터 1·2기 빅펀드를 통해 총 477억달러를 조성했다. 여기에 2015~2018년 지방정부가 만든 17개 반도체 펀드 규모(694억달러 추산)까지 합하면 직접 지원 규모는 1000억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는 477억달러 규모의 3기 빅펀드를 운영 중이며 AI(인공지능) 반도체와 HBM(고대역폭메모리)도 핵심 지원 대상으로 삼고 있다.

중국 내 거대한 IT 생태계도 CXMT 성장의 기반이다. 알리바바클라우드와 바이트댄스, 텐센트, 레노버, 샤오미 등 대형 '레드테크(중국의 국가 주도형 산업기술 체계)' 기업들이 안정적인 수요처 역할을 하고 있다. CXMT의 제품은 내수 시장에서 대부분 소비된다.

중국 정부는 공공조달 과정에서 국산 반도체를 실제 가격보다 낮게 평가하는 우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 자국산 칩을 구매한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지방정부도 적지 않다. 최근 글로벌 메모리 공급 부족까지 겹치면서 CXMT의 시장 입지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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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김남이 기자

인간에 관한 어떤 일도 남의 일이 아니다. -테렌티우스-

김아영 기자

안녕하세요. 산업1부 김아영 기자입니다.

최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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