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이 가장 사소한, 완벽한 그녀들의 가장 큰 문제는?

정명화(칼럼니스트) ize 기자
2026.08.13 08:00

김혜수-조여정의 압도적인 시너지가 돋보이는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는 김혜수와 조여정의 시너지가 돋보이는 블랙코미디 스릴러다. 인플루언서로 성공한 경희와 엘리트 피부과 원장 수정이 불륜과 거대한 비밀로 얽히며 벌어지는 소동을 그렸다. 이창희 감독이 연출을 맡아 욕망과 위선 속에서 증폭되는 사건들을 감각적으로 담아냈다.
사진제공= 쿠팡플레이 

불륜조차 사소하게 느껴질 만큼 엄청난 사건의 연속. 화려한 겉치장과 상냥한 미소를 앞세운 가식적인 이웃들이 거대한 비밀을 공유하게 된다.

도발적인 제목을 앞세운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는 예상을 비켜가는 사건들이 속도감 있게 펼쳐지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혜수와 조여정이 서로 상반된 캐릭터를 맡아 뜨거운 욕망을 드러내는 이번 드라마는 가식과 거짓말, 가족과 성공, 그리고 감당하기 어려운 비밀이 뒤엉킨 거대한 소동으로 번져가는 과정을 그린다. 자극적인 소재를 앞세웠지만, 그 속내는 더 막장인 블랙코미디와 스릴러를 뒤섞어 독특한 장르적 재미를 만들어낸다.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옛날 옛날에~’ 전래동화를 들려줄 듯 해맑은 목소리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구질구질했던 한 부부의 과거를 보여준다. 빗물이 흘러내리는 단칸방 천장을 막아선 경희(김혜수)와 재홍(김지훈)은 다짐한다. “우리 정말 잘 살자!” DIY 인테리어 콘텐츠를 앞세운 경희의 유튜브는 인기를 모으고, 부부는 성공과 비례해 집을 넓혀간다. 행복한 가족,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을 전시하며 인플루언서로 성공 가도를 달린 경희는 인테리어 회사까지 설립하고 마침내 부촌의 주택으로 입성한다.

부부의 옆집 이웃인 수정(조여정)은 서울대 출신 피부과 원장으로, 역시 의사인 아버지와 남편을 둔 엘리트다. 고고하고 우아한 삶을 영위하고 있지만, 실상은 바람둥이 남편의 외도로 딸의 양육권을 두고 소송을 벌이고 있다. 투자자 미셸 정(양희경)의 투자가 절실한 경희는 의도적으로 미셸 정과 친분이 두터운 수정에게 다가간다. 부부의 접근에 벽을 치던 수정은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재홍에게 끌리고, 두 사람은 불륜 관계가 된다.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살인자ㅇ난감’, ‘타인은 지옥이다’의 이창희 감독이 연출을 맡은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는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배우 김혜수와 조여정을 선명하게 다른 색깔의 캐릭터로 내세운다. 김혜수는 세월이 무색한 미모와 화려한 패션으로 인플루언서 ‘박대장’을 구현한다. 김혜수는 경희의 자신감과 허영, 냉정함과 불안함을 노련하게 끌어안는다. 자신이 쌓아 올린 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협적인 균열 앞에서도 저돌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경희의 야망을 절묘하게 그려냈다.

조여정의 수정은 또 다른 결을 가진다. 겉으로는 우아하고 고상한 피부과 원장이지만, 그 안에는 남편에게 버림받은 상처와 단란한 가정에 대한 결핍이 자리한다. 경희의 화려함과 대비해 조여정은 뮤트톤의 의상, 정제된 메이크업과 단정한 단발로 수정의 이중성을 강화하고, 표정과 우아한 말투에 미묘한 감정을 실어낸다.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스노우볼처럼 점점 증폭되는 사건 속에서 각 인물의 허당미와 코믹한 반전은 작품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예상 밖의 웃음을 선사한다. 파격적인 설정과 높은 수위의 전개는 성인 시청자를 위한 제대로 된 ‘19금’의 재미를 선사한다. 불륜이라는 익숙한 소재는 시작일 뿐이다. 욕망과 위선,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이기심으로부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사건은 과연 이들이 감당해야 할 문제가 어디까지 번져갈지 남은 회차에 대한 궁금증을 키운다.

현재까지 공개된 4편의 에피소드에서는 불륜의 시작과 함께 이보다 더 큰 비밀을 두 가족이 공유하게 되는 과정이 숨 쉴 틈 없이 전개됐다. 김혜수와 조여정이라는 서로 다른 색의 배우가 만들어내는 팽팽한 균형, 이창희 감독의 감각적인 장르 연출, 그리고 웃음과 불안을 한 장면 안에 공존시키는 블랙코미디의 묘미가 흥미롭게 그려졌다. 화려한 외피 아래 무엇을 감추고 있는지 끝까지 들여다보게 만드는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 과연 이들의 진짜 문제는 무엇일지, 이야기가 어디까지 치달을지 호기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정명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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