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청약경쟁률 '116대1'인데…중개사들 "인기 진짜예요?"

광주=진경진 기자
2015.09.21 05:45

[긴급점검 '지방주택시장' <3·끝>광주]'웃돈' 기대감 전국서 묻지마 청약 몰려

- 당첨자 발표후 "분양권 팔아달라" 쇄도

- 8~9월 거래 1건도 없고 가격 하락까지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이너

#지난 16일 광주 동구의 한 신규아파트 모델하우스. 건물 외관에 '전 주택형 1순위 마감'이란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2017년 입주 예정인 이 아파트는 지난달 청약 당시 최고 11.8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관심이 높았다.

모델하우스 앞에는 '부동산투기 조장행위·떴다방 집중단속'이란 광주시청의 공공 현수막이 내걸렸다. 모델하우스 한 관계자는 "물량이 몇 개 없다.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모델하우스를 찾은 당일 오후 이 관계자에게서 "일찍 와서 계약해야 한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 다음날 "계약금은 분양가의 10%인 2600만원이지만 1000만원으로 줄여주겠다"는 문자를 한 통 더 받았다.

광주 신규분양시장의 열기가 여전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광주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58.5대1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지난 4월 북구 용봉동에서 선보인 '용봉동 아델리움 인 비엔날레'는 평균 116.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광산구 산정동 ‘어등산 한국아델리움’은 1단지 49.3대1, 2단지 76.5대 1 등의 경쟁률을 보였다.

광주 서구 농성동 모델하우스촌 인근에 '부동산투기조장행위·떴다방 집중단속'이란 광주시 공공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진경진 기자

하지만 현지에서 만난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그 아파트들이 그렇게 인기가 높냐"고 되묻는다. 산정동 인근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경쟁률이 높아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지금은 (당첨자) 대부분이 빠져나오려고 한다. 분양권을 팔지 못한 당첨자들은 계약을 포기하려고까지 한다"고 말했다.

용봉동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청약 직후 서울이나 충청·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들이 전화해 열댓 개 물건을 가지고 있다며 1000만원씩 붙여 팔아달라고 했는데 매수자가 없어 1건도 팔아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초기에 형성됐다는 1000만원의 웃돈도 거래가 늘어서가 아니라 외부에서 모여든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들이 동·호수 지정도 안된 물딱지(특별공급물량)를 서로 주고받으면서 형성됐을 뿐 웃돈이 붙어 거래된 경우는 없다는 게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광주 신규단지의 최근 분양·입주권 실거래가 차이는 거의 없다. 100대1 넘는 경쟁률을 기록한 '용봉동 아델리움 인 비엔날레'는 청약 직후인 지난 4월 한달간 2억9070만~3억650만원에서 분양권이 거래됐다. 7월 신고가는2억9650만~3억650만원으로 오히려 하락한 경우도 있다. 8월과 9월엔 거래가 1건도 없었다.

광주 북구 각화동에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진경진 기자

 그럼에도 여전히 청약경쟁률은 높다. 이에 대해 현지 부동산업계는 분양권 전매를 노린 투자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광주 한 부동산개발업체 관계자는 "청약통장 가입 후 6개월만 지나면 1순위 자격이 회복되기 때문에 통장을 아껴둘 이유가 없다. 1%대 금리로 분양가의 70%까지 대출이 가능하니 자기 부담도 없고 로열층은 1000만원대 웃돈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일단 청약하고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광주의 변두리로 분류되는 북구 각화동에서 선보인 '골드클래스'는 45.6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용봉동 T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각화동은 학군이나 입지 모두 좋은 평가를 받는 곳이 아니지만 낮은 금리 탓인지 몰라도 청약자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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