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인선 갈등, 해외에도 있다…한국과 다른 점은

대법관 인선 갈등, 해외에도 있다…한국과 다른 점은

양윤우 기자
2026.09.2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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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조희대 대법원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선고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DB

대법관 인선을 둘러싸고 대법원과 청와대가 갈등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비슷한 갈등이 벌어진다. 다만 대법관 후보를 고르고 임명하는 주체는 국가마다 달라 갈등 양상도 제각각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국에선 대법관을 임명하기 위해 대법원장의 제청이 헌법상 필수다. 제청은 임명할 후보를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추천하는 절차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한 자리당 3명 이상을 추천하면 대법원장은 이를 존중해 후보를 제청한다. 이후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법원 안팎에선 사법부의 독립과 민주적 통제를 함께 확보하는 차원에서 이처럼 권한을 나눈 것이라고 설명한다. 한 법조인은 "대법원장의 제청을 거치게 해 대통령의 일방적인 후보 선택을 막고 동시에 국민이 선출한 국회와 대통령이 임명에 관여하도록 해 사법부 내부에서만 인선을 결정하지 못하게 한다"고 했다.

문제는 후보자에 대한 대법원장과 대통령의 의견이 엇갈렸을 때 발생한다. 이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제청권과 임명권이 충돌한다.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손봉기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겠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청했다. 2023년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은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특정 성향의 후보를 제청하면 임명을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최종영 대법원장이 현직 법원장 3명을 대법관 임명 제청하자 다양성이 부족하다며 제청 거부까지 검토했다.

해외에서도 대법관 인선이 무산된 적이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메릭 갈런드를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했다. 그러나 상원은 청문회와 본회의 표결을 진행하지 않았다. 지명안은 이듬해 1월 대통령에게 반환됐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닐 고서치가 상원 인준을 받았다.

이는 대통령과 의회 사이에서 인선이 막힌 사례였다. 연방대법관 인선에 백악관과 의회만 관여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백악관이 중심이 돼 연방대법관 후보군을 추린다. 대통령이 의원과 법률가 관련 단체 등의 의견도 참고해 최종 후보 한 명을 지명한다. 이후 상원의 동의를 얻어 임명한다. 연방대법원장은 한국처럼 후보를 제청하는 법적 권한이 없다.

일본에선 한국의 대법관에 해당하는 최고재판소 판사 14명을 내각이 임명하고 천황이 서명을 통해 임명을 인증한다. 내각은 인선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대법원장에 해당하는 최고재판소 장관의 의견을 듣는다. 그러나 일본 헌법에는 이들 판사를 임명할 때 장관의 제청을 거치도록 하는 규정이 없다.

영국은 대법관을 뽑을 때 5명으로 구성된 선발위원회가 최종 후보 한 명을 고른다. 대법원장이 위원장을 맡고 대법원 소속이 아닌 고위 법관 1명과 지역 사법임명기구 위원 3명이 참여한다. 지역 사법임명기구에서 참여하는 위원 중 최소 2명은 비법조인이어야 한다.

선정된 후보는 최종적으로 법무장관을 겸하는 로드 챈슬러와 총리를 거쳐 국왕이 임명한다. 로드 챈슬러는 규정된 사유가 있을 때 같은 자리를 채우는 과정에서 거부와 재검토 요구를 각각 한 차례씩 할 수 있다. 이유도 서면으로 밝혀야 한다.

이들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은 대법원장 개인의 제청이 헌법상 필수라는 점에서 후보 선정 단계의 권한이 두드러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법조계 일각에선 해외 여러 선진국의 대법관 임명 절차를 보면 한국처럼 대법원장이 단독으로 제청권을 갖고 동료 대법관 임명에 관여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를 제청하는 국가는 발트해 연안의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등이다. 두 나라에서도 최종 임명은 의회가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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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윤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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