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지하철공사 40% 한국몫…'마의 구간'도 척척

싱가포르=송학주 기자
2015.10.27 06:09

[세계 속에 '한국건설의 魂' 심는다 2015 - <4>싱가포르]②수주 강소국 파고든 건설한류 '거미줄 네트워크' 구축

시범운행이 진행되고 있는 싱가포르 도심철도 2단계(DTL3) 921공구 모습. / 사진=송학주 기자

서울시 면적의 1.2배에 불과한 싱가포르는 좁은 국토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매립을 통해 국토를 넓히는 한편 지하철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도 주요 계획 중 하나다.

싱가포르정부는 2030년까지 지하철네트워크를 현재 178㎞에서 360㎞로 늘릴 계획이다. 2025년 개통목표를 세운 △주롱라인(20㎞) △서클라인스테이지(4㎞) △DTL(다운타운라인) 확장사업 등이 있다. 여기에 2030년 개통 예정인 창이공항과 주롱산업단지를 연결하는 총연장 50㎞의 크로스아일랜드 라인도 계획됐다.

최근엔 기존 톰슨노선을 연장해 도심과 동부 해안지역을 연결하는 13㎞의 톰슨이스트코스트라인 발주가 한창이다. 주롱섬 전역을 연결하는 총연장 20㎞의 주롱라인은 4억3000만달러가 투자될 계획으로 현재 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다. 빠르면 올 하반기 입찰공고 후 내년 상반기 착공될 예정이다.

GS건설이 수행하는 싱가포르 도심철도 3단계(DTL3) 925공구 건설공사 모습. / 사진=송학주 기자

사실상 이 모든 공사가 한국 건설기업의 '먹거리'다. 실제 싱가포르에서 건설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DTL2~3에는 모두 28곳의 건설현장이 있다. 이중 한국 건설기업이 시공하는 현장은 11곳으로 40%에 달한다. 특히 공사 난이도가 높은 곳은 대부분 한국건설업체가 시공하고 있다고 봐도 무난하다.

해외건설협회 지역1실 아시아담당 이윤주 대리는 "싱가포르는 인구밀집과 토지부족으로 지하철 수요가 풍부해 수주물량이 쏟아져나온다"며 "일본, 중국, 유럽 등 글로벌기업과의 수주경쟁이 치열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지하철 개발기술에서 경쟁력을 갖춰 수주전망이 밝다"고 분석했다.

GS건설이 수행하는 싱가포르 도심철도 3단계(DTL3) 925공구 건설공사 모습. 주택가에 위치해 있어 난공사였다. / 사진=송학주 기자

◇기술력과 안전관리능력 앞세워 '뒤집기' 나선 GS건설

지난 15일 싱가포르 동남쪽 창이국제공항과 인접한 곳에 위치한 주택가.GS건설이 수행하는 도심철도 3단계(DTL3) 925공구 건설공사가 한창이었다. 이 공사는 싱가포르 중심부인 클락키에서 동쪽 끝인 창이공항까지 21㎞의 지하철라인을 건설하는 공사로 2017년 개통 예정이다.

특히 주택가에 위치해 공사에 어려움이 따랐다. 기존 도로와 주택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공사해야 해 주민들의 민원을 신경써야 하고 야간작업도 힘들었다고 GS건설 측은 설명했다.

오세호 GS건설 현장소장은 "이 현장은 복잡한 도심지에 위치해 건설기계가 아파트 유리와 불과 30㎝ 떨어진 곳에서 작업해야 할 정도로 힘든 프로젝트였다"며 "방글라데시, 네팔 등 외국인노동자를 관리·감독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 현장은 안전시공을 위한 다양한 설계변경을 추진해 발주처로부터 모범혁신 사례로 수차례 인정받기도 했다. 올해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이 전 현장을 대상으로 한 안전·환경관리 등 안전경진대회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이는 앞으로 LTA 발주공사 입찰시 가점을 받아 수주에 우위를 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 선진 건설업체들이 진출해 있는 싱가포르 건설시장에서 가장 우수한 안전관리 능력을 입증했다는 의미에서 최고 권위의 상으로 분류된다.

현재 GS건설은 2009년, 2011년에 수주한 DTL라인 4건(△C911 △C913 △C925 △C937)의 프로젝트와 2013년 톰슨라인 T203 프로젝트, 2015년 톰슨이스트코스트라인 T3008 프로젝트까지 총 6건(1조8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이날 이스트코스트라인 추가 수주 입찰결과가 발표됐는데 최저가에서 GS건설이 현지업체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지에선 GS건설이 앞선 시공력을 앞세워 수주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호형 GS건설 싱가포르지사장은 "현재 싱가포르에서 수행 중인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신뢰를 쌓고 이미지를 높여 앞으로 발주될 프로젝트를 추가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며 "상대적으로 다른 업체들보다 뒤늦게 진출했지만 현재 싱가포르서 가장 '핫한' 건설업체는 단연코 GS건설"이라고 강조했다.

쌍용건설이 수행하는 싱가포르 도심철도 2단계(DTL3) 921공구 건설현장 모습. / 사진=송학주 기자

◇"도로·운하를 60번 이상 옮겼다"…싱가포르 최고난도 공사는 '쌍용건설'

싱가포르서 가장 상징적인 건물은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이다. 국내에도 손꼽히는 관광명소로 잘 알려졌지만 발주처조차 설계도면을 보고 ‘미친 짓’이라고 한 이 기적 같은 호텔을 쌍용건설이 건설했다. 27개월 만에, 그것도 1200만 인시 무재해로 완공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이에 싱가포르 국민들 사이에서도 쌍용건설은 최고난도 공사를 안전하게 시공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기자가 찾은 DTL 2단계 921공구는 내년 초 개통을 앞두고 시범운행과 함께 마지막 단장이 한창이었다.

쌍용건설이 맡은 공구는 로처역에서 리틀인디아역까지 1㎞로 10개 공구 중 가장 짧은 구간이지만 공사비 측면에선 5억5300만달러로 싱가포르 유사 이후 최대 규모의 지하철 프로젝트다. 그만큼 난공사 구간인 것이다. 10차선 도로와 폭 25m의 로처 운하를 지상에 둔 상태에서 지하철 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쌍용건설이 수행하는 싱가포르 도심철도 2단계(DTL3) 921공구 내 역사의 모습. / 사진=송학주 기자

류동훈 쌍용건설 현장부소장은 "연약한 해상점토층과 집채만 한 바위가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FCBB층 등 무엇보다 정교한 지반강화 작업이 필요했다"며 "10차선 도로를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도로와 운하를 60번 이상 옮기는 복잡한 수행과정을 끊임없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 현장은 2009년 6월말 현장 착공 이후 올해 초까지 66개월 동안 단 1건의 재해를 일으키지 않아 LTA로부터 1500만 인시 무재해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건설감리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싱가포르의 지하철 무재해 기존 최고기록은 700만 인시였다. 특히 예정된 공사금액보다 1억달러 이상 증액하면서도 쌍용건설이 수주에 성공한 것은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 때문이란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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