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에 '한국건설의 魂' 심는다 2015 - <4>싱가포르]③대우건설 '벤데미어 콘도' & GS건설 '응텡퐁 병원'


싱가포르에서 한국 건설업체들은 속도성과 성실함을 바탕으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싱가포르정부나 민간 개발업체들은 수행하는 모든 공사에 한국 업체에 '러브콜'을 보낸다.
그렇다보니 한국 건설업체간 과당경쟁으로 인한 저가수주 문제도 없지 않다. 실제 싱가포르 현장에서 만난 한 건설업체 임원은 “중국·일본업체를 제치고 수주는 성공했으나 우리 기업끼리 경쟁으로 이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등 애로를 겪고 있다”며 “최근엔 싱가포르정부가 이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하철과 도로 프로젝트의 경우 발주처가 공구별로 분할 발주하는 사례가 높고 구간별로 5~10개사에 ITB(입찰초청서)를 발급해 가격경쟁을 유도한다. 이 때문에 일본·유럽·중국 등 글로벌 건설업체와의 수주경쟁과 국내기업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수익성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
게다가 발주처의 과다한 공사이행보증 요구 등 엄격한 기준으로 수주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결국 수익성을 기반으로 한 선별적 수주활동을 전개한다는 게 싱가포르에 진출한 한국 건설업체의 공통된 계획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을 건설업체들이 어떻게 타개하고 있는지 싱가포르 공사현장을 다녀봤다.

◇3.3㎡당 1억원 고급아파트에 승부수 띄운 ‘대우건설’
싱가포르 시민이라면 누구나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아파트 ‘HDB’에 살 수 있다. 연금처럼 매달 내는 CPF(Central Provident Fund)를 재원으로 금융혜택을 줘 싱가포르인 90%는 자가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도심의 민간주택가격은 3.3㎡당 1억원대 높은 가격과 높은 임대료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현지 한국 건설업체 한 직원은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 도심 외곽에 사는데도 월 300만원 이상 임차료를 지급하고 있다. 외국인에게는 HDB 아파트의 거주자격이 없기 때문에 주로 고급아파트인 ‘콘도미니엄’ 등을 임대해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 콘도미니엄시장은 ‘블루오션’이다.
특히대우건설(16,670원 ▼670 -3.86%)은 싱가포르 고급 건축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2012년 450억원 규모의 ‘발모랄 콘도’ 수주로 10년 만에 싱가포르시장에 진출한 대우건설은 그해 9월 1000억원 규모의 스콧타워 콘도 공사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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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듬해인 2013년 △벤데미어 콘도(1600억원) △알렉산드라 콘도(1300억원) △파시르 콘도(1800억원) 등 3건의 공사를 연속해 수주하면서 이 부문 강자로 떠올랐다. 2년새 5건의 콘도미니엄 공사로 수주한 금액만 6150억원에 달한다.

지난 14일 찾은 벤데미어 콘도미니엄 신축공사 현장은 내년 3월 입주를 앞두고 조경과 인테리어 등 마무리공사가 한창이었다. 싱가포르 부동산개발회사 UE디벨롭먼트가 발주한 이 공사는 싱가포르 칼랑강변 왐포아이스트 지역에 29~30층 규모 콘도 4개동과 2~3층 규모 테라스하우스 3개동의 총 862가구를 신축하는 것이다.
싱가포르 칼랑강변은 전통적인 수상 레저장소로 한적한 곳에 위치했다. 고급아파트답게 가구별로 특화된 평면이 장점이다. 야외 자쿠지가 설치된 테라스하우스(19가구)에선 자쿠지에서 곧바로 단지 가운데 설치된 수영장으로 들어갈 수 있다.
각 동 꼭대기층인 펜트하우스(16가구)는 복층으로 설계돼 옥상에 자쿠지가 설치돼 하늘을 보면서 목욕과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다.

펜트하우스 135㎡(이하 공급면적)의 분양가격은 16억2000만원선. 테라스하우스 261㎡의 가격은 28억3000만원으로 3.3㎡당 3500만~4000만원이다. 도심 외곽에 떨어져 있는 만큼 도심에 비해 절반가량 저렴하다는 게 대우건설의 설명이다.
이성철 대우건설 현장소장은 “동남아시아 최대 건설시장인 싱가포르에서 연이어 공사를 수주하면서 대우건설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어려운 공사여건 속에서도 무재해로 공사를 마무리해 앞으로 다른 콘도미니엄 공사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가 엄지를 치켜세운 ‘GS건설’
대우건설이 콘도미니엄 공사 수주에 박차를 가했다면 GS건설은 병원 건설 현장에 집중해왔다. 지난 10일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가 준공식에 참석해 예정시간보다 2시간 이상 지체해가며 엄지를 치켜세운 ‘응텡퐁 종합병원’이 대표적이다.
GS건설(32,100원 ▼750 -2.28%)이 2012년 5월 단독으로 수주한 이 프로젝트는 연면적 23만7190㎡, 총 1100병상 규모로 지하 2층~지상 최고 16층 규모의 병원건물 3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공사금액만 6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단일공사론 싱가포르 최대 병원 프로젝트다.

지난 15일 찾은 이 종합병원은 주변 도로를 따라 병원 한 바퀴를 걸어보니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입면에서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독특한 외관을 갖추고 있다. 이에 비정형 곡선으로 형성된 건물 외관은 골조공사뿐 아니라 커튼월 외관 공사를 진행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많았다는 현지 직원의 얘기다.
병원이 아닌 호텔로 착각할 정도의 화려한 디자인과 기존 병원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내부 실 배치와 공간 계획을 선보이고 있다. 환자 침대마다 배치된 창문 밖으로 조경공간이 제공돼 환자들이 푸른 녹지를 조망할 수 있도록 했고 건물 곳곳에 화단을 배치해 환자들의 자연치유 능력을 극대화했다는 게 GS건설의 설명.
독특한 디자인은 설계 단계부터 태양의 각도와 방향을 1년간에 걸친 연구를 통해 나오게 됐다. 환자들의 치유에 초점을 맞춰 병실의 향과 최적의 일광을 위한 설계 콘셉트로 결정한 것이다. 선풍기 팬 모양의 유선형 차양도 병실로 침입하는 태양광을 1차적으로 차단해주는 기능을 한다.

응텡퐁 프로젝트를 총괄한 박광호 GS건설 상무는 “1981년 싱가포르 현장에 나온 이후 30여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싱가포르에서만 잔뼈가 굵었다”며 “쟁쟁한 경쟁사들을 물리치고 현지 경험이 전무한 GS건설이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종합병원 프로젝트를 따냈다는 것에 자부심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GS건설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총동원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 성공적으로 사업을 마쳤다”며 “앞으로도 싱가포르정부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사업파트너로서 더욱 신뢰를 쌓아 다양한 병원 프로젝트를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