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만 가구 분양 봇물…"청약 양극화 심해진다"

송학주 기자
2016.04.21 05:25

총선 이후 6월까지 분양 예정 물량 '12만5239가구'…공급과잉에 대출규제까지 '엎친데 덮친격'

4·13 총선이 막을 내림과 동시에 본격적인 봄 분양시장의 막이 올랐다. 총선 일정을 피했던 건설사들이 본격적으로 분양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모습이다. 6월까지 예정된 분양물량만 12만5000여 가구에 달한다.

하지만 다음달부턴 수도권에 이어 지방에서도 대출규제 강화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는 등 여건이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분양 물량은 쏟아지고 거래심리가 위축되면 입지가 좋은 일부 지역에만 청약이 쏠리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 밖에 없다. 결국 비인기 지역에선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총선 이후 6월까지 분양 예정인 물량은 총 12만5239가구로 조사됐다. 이는 역대 최대 분양물량을 기록했던 지난해 2분기(10만2262가구)보다 22.5%가 증가한 수준이다.

총선 이후로 분양시기를 늦췄던 건설사들이 분양 성수기를 맞아 한꺼번에 쏟아내서다. 권역별로 △수도권 7만1486가구 △광역시 1만4060가구 △지방 3만9693가구 등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 팀장은 "소비자들은 입지, 상품성 등을 갖춘 물량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지만 최근 2년여간 공급이 많았던 만큼 가격이 일시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며 "단기투자보다는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꺼번에 쏟아지는 분양 물량은 거래 활성화에 이은 시장 호황으로 직결되기보다 청약 양극화로 흐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과 5개 광역시에서는 물량이 많지 않고 입지적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양호한 청약 결과가 예상된다"면서 "경기나 기타 지방에서는 분양 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증가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투자 수요가 많은 부산·대구 등지와 서울 강남 재건축, 역세권 지역 물량으로 청약이 쏠리는 반면 비인기 지역을 향한 거래수요는 급격하게 위축될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 진행된 전국 15개 아파트 단지 청약 결과에서 5개 단지는 1순위에서 마감됐지만 7곳은 미달됐다. 특히 지난 7일 부산 연산구에서 분양한 '연산 더샵'엔 375가구 모집에 1순위 8만6206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29대1로 마감됐다.

반면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분양한 '홍제원 아이파크'는 중대형 15가구에서 1순위가 미달돼 2순위 마감됐다.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에서 분양한 '남양주 라온프라이빗'은 2001가구를 모집했으나 1246가구 접수에 그쳤다. 충북 보은 이평리 '두진하트리움'은 88가구를 모집했으나 청약자가 한명도 없었다.

이는 공급과잉 여파로 부동산 수요가 투자자 중심에서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됐기 때문에 나온 현상으로도 분석된다. 지난해 주택공급은 주택건설 인·허가 기준 76만5000가구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97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주택건설 착공실적도 71만7000가구로 사상 최대의 주택공급실적을 보였다.

수요에 비해 주택이 과도하게 공급돼 결국 부동산시장 침체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가 깊어지는 상황이다. 장경석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민간 건설업체들이 시장이 좋다고 무턱대고 물량을 쏟아내서는 안된다"며 "건설사들이 이해관계에만 부합하도록 사업을 운영할 경우 '집합행동의 딜레마'가 발생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공급규제 정책이 초래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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