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발 재건축 열기가 강동구로 번지고 있다. 단일규모로는 국내 최대 재건축사업이 추진 중인 둔촌주공 아파트는 매매가 '10억원'을 눈앞에 뒀고 이주가 한창인 고덕주공 단지들도 수개월 새 1억원 이상 값이 뛰는 등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는 최근 조합원 분양신청을 완료하고 다음달 24일 관리처분총회를 열 예정이다. 관리처분계획이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통과된 뒤 구청의 승인을 얻으면 이주와 철거, 일반분양의 절차가 진행된다.
1980년 4개 단지 594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조성된 둔촌주공은 2003년 추진위가 구성되면서 본격적인 재건축 사업이 시작됐다. 2009년 12월 조합설립을 거쳐 지난해에는 지상 최고 35층 108개동 1만1106가구로 재건축하는 사업시행 계획이 강동구의 인가를 받았다. 1만여가구 재건축은 단일단지로는 국내 최대규모의 사업이다. 이전까지 최대였던 송파구 헬리오시티(가락시영 재건축) 9510가구를 넘어서는 규모다.
지난해 사업시행인가 전후로 4000만~5000만원 가량 매매가가 상승한 둔촌주공은 올해 강남권 재건축 열기에 힘입어 1억원 이상 값이 급등했다. 특히 다음달 관리처분총회를 앞두고 지난달 조합과 시공사가 무상지분율을 150.3%로 합의하면서 관심은 더 높아졌다.
무상지분율이란 지분제 방식의 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원이 자신이 가진 아파트 지분 대비 무상으로 가져갈 수 있는 아파트 면적을 의미한다. 무상지분율이 150%라면 지분 99㎡를 가진 조합원은 무상으로 약 148㎡의 아파트를 받을 수 있다. 분양 신청 후 모자라거나 남는 면적은 추가분담금이나 환급금으로 계산된다.
무상지분율 150%가 확정되고 강남 재건축 열기가 더해지면서 둔촌주공 호가도 급등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홈페이지에 따르면 1단지에서 가장 큰 면적인 전용 88㎡는 이달 초 9억70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고 4단지 99㎡는 9억73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났다.
둔촌동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관리처분총회 이후 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다들 매물을 안 내놓고 있다"며 "일부 매물은 호가 10억원 이상을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둔촌주공은 4단지 99㎡가 2006년 11월 11억4500만원까지 거래된 기록이 있다. 전고점의 80~90% 이상 회복한 상황에서 조합원들은 내심 10억원 이상 최고가 경신도 기대하고 있다.
인근 고덕동에서 7800여가구 대규모 재건축이 진행 중인 고덕주공 2·3·5·6·7단지 시세도 올 들어 급등하는 추세다. 지난 1월 4억원 후반~5억원 초반대 시세가 형성됐던 고덕주공3단지 전용 55㎡는 지난 7월 6억원에 손바뀜이 일어났고 다른 단지들도 올 초보다 1억원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강동구 재건축 열기가 높아지면서 일반분양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둔촌주공 인근 공인중개소들은 3.3㎡당 평균 2626만원에 분양했던 헬리오시티보다 둔촌주공 분양가가 더 높을 거라고 예상했다. 분양가와 관련해 조합에서는 말을 아꼈지만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 분양할 때 시장 분위기만 좋으면 3.3㎡당 3000만원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건축 인기가 높더라도 무리한 분양가 책정은 향후 미분양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먼저 재건축을 진행했던 고덕시영이나 고덕주공4단지 등은 시세보다 높은 분양가로 한동안 미분양을 면치 못했다"며 "둔촌주공의 일반분양이 예상되는 2017~2018년은 입주물량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적정한 분양가를 고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