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감면 '최대 200만원'인데 '1가구 1주택' 도움될까

최성근 기자
2020.08.14 06:20

[소프트 랜딩]미미한 취득세 감면보단 보다 파격적인 지원책이 필요

[편집자주] 복잡한 경제 이슈에 대해 단순한 해법을 모색해 봅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인기자

#서울에서 10년 넘게 전세를 살아온 4인 가구의 가장 A씨는 최근 분양 예정인 7억원대의 아파트를 청약하기 위해 자금 계획을 세워보았다. 하지만 40%에 묶여있는 LTV규제로 인해 중도금과 잔금을 치르기 위해서는 주택담보대출 외에 기존 전세보증금에 포함된 전세자금대출을 신용대출로 전환해서 메워야하는 처지다.

새로 개정된 취득세 감면 기준에 따르면 연령이나 혼인여부에 관계없이 생애 최초로 집을 구입할 경우 취득세를 50% 감면받을 수 있다. 단 소득 요건(부부합산소득 7000만원 이하)과 취득가액 요건(취득가액 3억원 이하, 수도권 4억원 이하)은 종전처럼 유지됐다.

일단 취득세 감면 대상을 신혼부부에서 전 세대를 대상으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지난 3년 넘게 집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소외감을 느껴야 했을 860만세대 이상의 무주택 서민들이 그나마 주택을 구입할 경우 취득세 부담이라도 정부가 덜어준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럼에도 정책의 효과를 살펴보면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일단 7000만원이라는 소득 기준과 취득가액 3억원 이하(수도권은 4억원 이하)라는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추가로 취득세 감면 혜택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적용되는 도시근로자 가구의 평균 소득 기준은 3인 가구는 월 562만7000원, 4인 가구는 622만6000원이다. 연 소득으로 따지면 3인 가구는 6752만원, 4인 가구는 7471만원이다. 이 통계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A씨처럼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은 4인 가구 이상의 경우 주택 구입시 취득세 감면의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된다.

취득가액 기준 역시 마찬가지다. 전용면적 60㎡이하 기준은 사라졌지만 취득가액 3억원 이하의 경우 국민주택 기준인 전용면적 84㎡를 고려하면 1평(3.3㎡)당 분양가가 1200만원 이하(수도권은 약 1600만원 이하)라야 가능한데 이런 아파트를 찾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실제 3인 또는 4인 가구의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84㎡의 주택을 분양받거나 구입할 때 수도권의 경우 개정된 취득세 감면의 혜택을 받기가 매우 어렵다. 이는 비록 전용면적 60㎡이하 기준을 없앴지만 실제로 수도권은 기준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결국 취득세 감면 혜택을 저가의 소형 평형의 주택으로 제한하는 것이 무주택자들이 집을 구매하거나 분양을 받을 때 얼마나 도움이 될는지 의문이 든다.

현재 6억원 이하의 주택의 경우 취득세는 1%가 적용되고 있는데 취득세 감면을 위한 주택 취득가액 기준인 3억원 이하 주택의 경우 취득세는 300만원(수도권은 400만원)이 된다. 따라서 어렵사리 소득 기준과 취득가액 기준을 충족시키더라도 무주택자가 받을 수 있는 취득세 50% 감면 혜택은 최대 150만(수도권 200만원)에 불과하다.

정부관계자는 신혼부부 외에도 자녀를 양육하는 3040 세대나, 중·장년층 등 주택 실수요자로 취득세 감면 대상을 확대했다고 정책 의의에 대해 설명했지만 실제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나 범위가 여전히 협소한 데다 혜택의 폭 역시 미미한 수준이다.

무주택자가 생애 첫 주택을 마련하는 것은 주거안전성이라는 측면에서 해당 세대원에게 매우 의미있는 일이며, '1가구 1주택' 정책을 추진할 때 가장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이다. 그런 점에서 협소하고 제한적인 혜택보다는 생애 첫 주택을 마련하는 모든 실수요자들에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게 필요하다.

현재 주택 가격이 급격히 올라버린 상황에서 무주택자는 대출을 의지하지 않고는 집을 분양받거나 구입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투기지역으로 묶인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40%로 한정돼 있어 나머지 60%에 해당하는 금액을 현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게다가 아무리 저금리 상황이라고 해도 국내 경기의 부진세가 지속되면서 근로자의 연봉 또한 크게 정체된 상황이라 현재 2~3%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조차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 없다. 예컨대 30년 상환 연 3%의 원리금 상환 조건의 2억원 주택담보대출의 월평균 납입액은 84만원인데, 만약 대출 금리가 1%로 낮아진다면 월평균 납입액은 64만원으로 크게 줄어들 수 있다.

A씨처럼 생애 처음 내집을 마련하고자 해도 개정된 취득세 혜택도 받을 수도 없는 데다 정부의 LTV 규제로 인한 추가 대출과 향후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으로 엄두를 낼 수 없거나 중도에 포기해야 하는 서민들이 적지 않다.

정부가 무주택자의 '1가구 1주택'이 가능하도록 실질적인 정책을 펴려면 제한적이고 미미한 취득세 감면 혜택보단 무주택자 LTV규제 완화나 특별 금리 등 파격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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