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의료기관에서 입원 환자를 장기간 강박하고 입원 절차를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시정 권고를 내렸다.
19일 인권위에 따르면 인권위는 지난해 12월16일 경기 부천의 정신의료기관인 A병원에 대해 직권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수의 인권침해 사실이 확인됐다며 A병원장과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재발 방지와 관리·감독 강화를 권고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6월 A병원 의료진이 진료기록을 작성하지 않은 채 입원 환자를 병실에서 장시간 강박하고, 거동이 불가능한 환자를 집단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처럼 꾸며 진료비를 허위로 청구했다는 진정이 제기되며 시작됐다.
인권위는 피해 환자가 다수이고 인권침해가 발생했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해 직권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A병원은 스스로 입원 동의서를 작성할 능력이 없는 환자 53명을 자의(자발적) 입원으로 처리해 퇴원 권리 등을 부당하게 제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방병동에 임의로 잠금장치를 설치해 환자들의 자유로운 출입도 제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의사의 직접적인 진찰이나 구체적인 지시 없이 '필요시 강박'이라는 관행적 처방에 따라 간호사와 간병사가 환자 52명을 병실에서 강박한 사실이 확인됐다.
가장 심각한 피해자는 양팔이 묶인 채 10개월 동안 병실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 양손과 양발이 모두 묶인 채 생활한 환자들도 있었다.
A병원 간병사들은 인권위 조사에서 "도주나 낙상 우려가 있으면 의사나 간호사의 지시 없이 병실에서 환자를 강박했다"고 진술했다. 다른 간병사들은 "밤에 잠을 자지 않고 병실 밖으로 나가려는 환자에게 적게는 한쪽 발목, 많게는 양팔과 두 다리를 밤새 묶어두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는 헌법상 적법절차를 준수해야 하며 신체의 자유 제한은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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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인권위는 A병원장에게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자의 입원 유형을 적법한 절차로 전환할 것을 권고했다. 또 △의사의 '필요시 강박' 지시 관행을 개선하고 △병실 내 부당 강박 피해자 52명에 대한 개선 결과를 인권위에 제출하고 △입원 환자 격리·강박 지침을 마련해 전 직원과 간병사에게 교육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인권위는 A병원 관할 지자체장에게는 해당 병원에 대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고 '의료법'에 따른 시정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인권위는 "이번 조사가 정신의료기관 내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인권 침해 행위에 경종을 울리고 수용 시설 내 환자들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보장받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