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윤석열의 부동산 세금, 디테일에 달렸다

권화순 기자
2022.03.1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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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10.

'부동산 실패 심판론'이 20대 대통령 선거를 관통했다. "투기와의 전쟁에서 지지 않겠다"던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6억원에서 12억원으로 정확히 두배 뛰었다. 실망하고 성난 민심은 정권 교체로 기울었다. '23만'이란 아슬아슬한 표차로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급선회한 부동산 정책을 1호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부동산 세제 분야는 전 정부와 색깔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윤석열 당선인은 정권 출범 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2년 한시 배제'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6월1일 소유 주택 기준 보유세(재산세+종부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그 전에 다주택자가 집을 팔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줘야 해서다. 다수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양도세 부담완화가 매물을 늘려 궁극적으로 집값 안정에 기여할 걸로 기대한다.

그런데 이같은 '의도' 대로 시장이 움직일까. 지난 5년간 집값이 급등한 탓에 다주택자가 얻을 시세차익은 어마어마하다. 이들이 집을 팔아 손에 쥔 현금은 어디로 갈까. 결국 또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매물 유도로 집값을 잡겠다는 '선한' 의도와 달리 '똘똘한' 강남 아파트로 매수세가 붙는 부작용은 예상 가능한 수순이다.

더구나 "보유세 세율을 문재인 정부 이전 수준으로 돌리겠다"는 공약은 다주택자 셈법을 복잡하게 만든다. 양도세 중과 배제 기간(향후 2년)이 길면 길수록 성급하게 집을 내다팔 이유가 없다. 종부세가 폐지되고 보유세 부담이 낮아진다면 굳이 집값 하락기에 팔 이유도 없다. 양도세 완화가 기대만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채, "다주택자에 막대한 시세차익을 용인한 정부"라는 원망을 감당해야 할수도 있다.

재산세·종부세의 통합도 '디테일'이 부족하다. 종부세는 중앙정부가 걷는 세금이지만 지방정부의 재원으로 100% 활용돼 왔다. 지난해 종부세는 6조1302억원에 달했다. 국세청이 시세 16억원 이상 고가 주택이 밀집한 서울 강남권 위주로 세금을 거둬 지방에 꼬리표 없이 배분했던 돈이다. 막대한 재원이 사라질 위기인 지방 정부가 과연 종부세 폐지를 환영할까. 그전에 야당이 다수당인 국회 문턱을 넘을수 있나.

윤 당선인은 집값 잡기에 동원된 부동산 세제를 "조세원리에 맞게 개편하겠다"며 정권 출범시 '정상화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겠다고 했다. 세금 강화를 통한 수요 억제책이 실패한 만큼 부동산 세제의 재설계는 필요하다. 다만 '조세 원리에 맞는 개편'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자산(부동산)소득과 근로소득의 균형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유주택자 부동산 세금은 대폭 깎아주면서 근로소득세 부담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2030세대의 일할 의욕을 꺾고 '부동산에 올인하는 사회'를 바꿀 장기 비전이 필요하다.

국민들은 윤 당선인이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시켜 주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것이 그가 내놓은 부동산 공약을 A부터 Z까지 모두 동의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모두 틀렸다고 단언하기도 힘들다. 국민 절반(48.7%)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전 정부는 모두 틀렸다"며 차별화 자체를 부동산 정책의 목적으로 삼지 않기를 바란다. 디테일이 부족한 정책의 급선회는 시장 혼란만 초래한다는 걸 전 정부가 증명했다.

권화순 건설부동산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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