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관리비 낮추고 車 충전까지…굴뚝 없는 청정마을의 비결

울산=이정혁 기자
2023.06.20 04:20

[미래도시가 온다]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5공장 인근 수소충전소에서 넥쏘가 충전하고 있다/사진=이정혁 기자

울산광역시 북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여의도 면적 1.5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완성차 단일 생산라인이다. 총 6개 공장으로 구성된 가운데 G90과 G80 등 프리미엄 모델과 수소연료전지차 넥쏘를 만드는 제5공장은 '현대차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지난 19일 찾은 이곳에서는 넥쏘의 연식변경 모델인 '2024 넥쏘' 출고 작업이 한창이었다. 한때 단종설을 보란 듯 5공장 바로 옆 수소차 충전소에는 넥쏘 신차의 충전 행렬이 눈에 들어왔다.

현대차 의장 5부 관계자는 "1시간에 수소차 6대를 연속 충전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며 "수소를 저장하는 카트리지 공간에 별도 고압 설비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울산공장 수소충전소 확대..."수소차 생산 확대 맞춰 별도 고압설비시설 확충"

현대차는 3년 전 울산공장에 자체 수소충전소를 구축했다. 수소 압축기 3대를 메인으로 운영하고 대형 유조차(탱크로리)처럼 생긴 수소 저장 카트리지 2대를 번갈아 교체하는 방식이다.

카트리지 한 대에 수소 130㎏을 저장할 수 있는데 이는 넥쏘 60대를 충전할 수 있는 분량이다. 수소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어프로티움(Approtium, 구 덕양)이 전량 공급하고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역 내에서 수소 생산, 공급, 소비까지 전부 이뤄지는 자급자족 체제를 갖췄다"며 "현대차 수소충전소도 그 한 축"이라고 설명했다.

울산이 수소도시로 탈바꿈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20년 국토교통부의 '수소도시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부터다. 현대차 울산공장을 넘어 지역 곳곳에서 일상에 수소가 녹아드는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올 하반기 입주를 앞둔 율동공공주택지구가 대표적이다. 이날 500여 세대 신축 아파트 인근에서는 수소연료전지 열병합발전설비 마감 작업이 한창이었다.

'열병합발전설비'라는 이름 때문에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외형은 일반 상가와 똑같이 생겼다. 울산에서 흔히 보이는 굴뚝도 없고 건물 옥상에 설치된 대형 PAFC(연료전지) 3대가 전부다.

여기서 생산되는 전기와 열이 437세대의 냉난방을 책임진다. 태풍 등 혹시 모를 '셧다운' 사태에 대비해 비상발전기(3P3W 480V, 75kVA 규격)도 갖췄다.

수소가 열원인 아파트는 전 세계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그래서 '수소로 데운 온수는 미지근하지는 않을까', '관리비는 비싸지 않을까' 등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울산도시공사 관계자는 "온수 공급과 회수 온도를 각각 60도와 45도에 맞춰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다"며 "관리비는 일반 아파트와 비교해 70~80% 수준인 만큼 입주민들의 부담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국내 수소생산 업계 1위 어프로티움 울산공장 전경/사진=이정혁 기자
울산시, 수소 관련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한국형 수소도시' UAE 수출 기대

'수소'하면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것이 안전성 문제다. 수소폭탄 이미지 때문에 "수소는 쉽게 폭발하는 것 아니냐"는 등 각종 오해가 적지 않으나 주민들을 설득하지 못할 경우 수소도시는 안착할 수 없다.

울산시는 태화강역 앞에 별도 모니터링 시스템을 꾸렸다. 이곳에서 울산 시내에 설치된 수소배관의 유속과 공급량 등을 현황판을 통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통제도 가능하다.

이 같은 한국형 수소도시 모델은 중동 진출을 앞두고 있다. 올 초 윤석열 대통령의 UAE(아랍에미리트)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도시 내 수소의 생산·유통·저장·활용에 관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UAE 현지 실증 부지가 확정되면 당장 내년부터 실증에 들어갈 수 있다. 국토부는 남양주 3기 신도시 등에 수소 인프라 구축 성과를 토대로 수소도시 수출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길병우 국토부 도시정책관은 "수소도시 관련 기술이 개발되고 상용화되면 수소도시 조성을 통해 국내외 일자리 창출, 에너지비용 절감, 탄소배출 저감 등 수소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동시에 우리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기반도 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울산시 태화강역 인근에 위치한 수소 배관 관련 통제 시스템/사진=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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