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사비 급등으로 전국에서 정비사업이 지연·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정부가 중재에 착수한 구역이 5곳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교통부는 공사비 분쟁 탓에 멈춘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업계 위기론까지 나오는 만큼 관련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중재 전문가를 적극 파견한다는 방침이다.
진현환 국토부 1차관은 8일 머니투데이에 "공사비 갈등이 발생한 총 5곳의 구역에 전문가를 파견한 상태"라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중재를 끝내고 사업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진 차관이 언급한 공사비 중재 사업장은 전부 수도권으로, 서울 3곳(△대조1구역 △잠실진주 △방화6구역), 경기 2곳(남양주 진주, 의왕 내손라)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진주아파트의 경우 조합과 시공사가 공사비 인상을 두고 수개월째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어 분양 일정 등이 미뤄지고 있다.
최근 부산에서는 정비사업 공사비가 3.3㎡당 1000만원이 넘는 사례(부산 진구 시민공원주변 재정비촉진지구 촉진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가 나왔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지방에서도 비슷한 분쟁이 폭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 '공사비 갈등구역 전문가 파견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1월 이들을 투입한 지 불과 2주 만에 대구 범어 우방1차에서 합의를 끌어냈다. 이는 공사비 분쟁 사태를 정부가 중재해 봉합한 전국 첫 사례다. 당시 공공에서는 국토부, 한국부동산원 정비사업지원기구가, 민간은 정비·건축·토목·법률 분야 전문가 등 4명이 참여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올 초 주택 분야 민생 토론회에서 1기 신도시 재건축을 필두로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크게 완화했다. 하지만 공사비를 둘러싼 시공사와의 분쟁으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는 단지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연구원은 이에 지난달 '주택공급 상황 분석과 안정적 주택공급 전략' 보고서에서 건설업계의 숨통을 트여주기 위해서는 공사비 갈등 사전 예방·조정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토부는 공사비 관련 전수조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한다는 구상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갈등이 우려되는 사업장을 선별하고 분쟁으로 번지기 전에 중재 전문가들을 파견해 선제 관리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정비 사업장에는 전문가를 파견해 중재하고 부동산원은 공사비 검증을 병행할 것"이라면서 "공사비 관련 분쟁조정위원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안 등 구체 사항을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