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에 따른 랜딩기어 고장 등 기체 이상이 거론되는 가운데 국내 공항에 조류충돌 레이더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안국제공항은 전국에서 조류 충돌 비율이 가장 높은 공항으로 파악됐다.
3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15개 공항 중 조류탐지 레이더가 설치된 공항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류를 탐지할 열 화상 카메라가 설치된 공항도 김포국제공항·김해국제공항·제주국제공항 등 3개에 불과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2012년 하네다 공항에 조류 탐지 레이더와 감시 카메라 등으로 구성된 조류 충돌 방지 시스템(BIRDS)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글로벌 주요 허브 공항은 조류 충돌 방지 시스템을 별도 도입했다.
지난 2019년부터 2024년 8월 말까지 무안공항에서는 총 10건의 조류 충돌이 발생했다. 단순 발생 건수로 보면 14개 공항 중 9번째로 낮아보이나 이착륙한 항공기 횟수로 따져보면 0.09%로, 무안공항 비율이 가장 높다.
시속 300㎞로 비행하는 여객기가 1㎏ 무게의 새와 충돌할 경우 약 5톤에 달하는 충격이 발생하는 것으로 항공 업계는 추정한다. 철새는 약 30m 이내에 물체가 접근해야 피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고속으로 접근하는 항공기를 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안 일대가 갯발 습지지만 조류 관리 실태는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안공항의 조류 퇴치 전담 인원은 4명으로, 그마저 3조 2교대로 근무한다. 김포공항 23명, 제주공항 20명, 김해공항 16명과 비교해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 2020년 무안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보고서에도 조류 충돌 위험성을 우려하며 저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는 폭음기, 경보기, 레이저, 깃발, LED 조명 등을 이용해 조류 충돌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