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서울 전역과 과천과 분당, 광명, 평촌, 하남, 수지 등 수도권 주요 지역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으로 묶는 초강력 규제책을 내놨다. 서울 전체가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정부가 부동산 시장 과열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반면 보유세 부담 강화는 포함되지 않아 세금은 건드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읽힌다.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국세청은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주택시장 안정화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서울 등 수도권에 투기성 자금이 재유입되는 조짐이 뚜렷하다"며 "수요 억제와 불법 거래 차단을 통해 시장 안정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기존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4개 자치구 외에 서울 나머지 21개 자치구 전체를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신규 지정했다.
경기도에서도 과천, 광명, 성남(분당·수정·중원), 수원(영통·장안·팔달), 안양(동안), 용인(수지), 의왕, 하남 등 12개 지역이 추가됐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서울 전역과 해당 경기 12개 지역의 아파트 및 동일 단지 내 연립·다세대주택까지 확대 지정된다. 오는 20일부터 내년 말까지 우선 지정하고 필요시 연장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주택가격과 지가 상승률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과열이 확산되는 상황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조치에 따라 서울 내 주택을 매입하려면 모두 구청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실거주 목적이 아닌 갭투자성 거래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지방 거주자의 서울 아파트 투자도 사실상 길이 막히게 된다.
금융규제도 한층 강화된다. 수도권·규제지역 내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6억원으로 유지하되, 15억~25억원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한도가 제한된다. 또 스트레스 금리 산정 기준이 현행 1.5%에서 3.0%로 상향되고, 전세대출 이자 상환액도 차주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에 반영된다.
은행권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15%→20%) 상향 시점도 당초 내년 4월에서 내년 1월로 3개월 앞당겨 조기 시행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투기성 대출을 조기에 억제하겠다는 목표다.
정부는 생산적 자금 유도와 과세 형평성을 고려한 부동산 세제 합리화 방안도 예고했다. 보유세·거래세 등 세목 조정을 포함해 연구용역과 관계부처 TF 운영을 통해 구체적 개편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세금 인상이나 완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시장 안정과 수용성을 모두 고려한 합리적 세제개편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 교란행위에 대한 단속도 대폭 강화된다. 국토부는 허위 신고가 거래나 거래 후 해제 등 '가격 띄우기' 행위에 대한 기획조사에 착수하고, '부동산 불법행위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금융위원회는 사업자대출의 용도 외 유용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국세청은 30억원 이상 초고가주택 취득 및 증여거래 전수 검증에 나선다.
경찰청 역시 전국 841명 규모의 '부동산 범죄 특별단속반'을 편성해 집값 조작, 부정청약, 재개발 비리 등 관련 범죄를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무총리실 산하에 '부동산 불법행위 감독기구'를 만든다. 산하 수사조직을 통해 직접 조사·수사 권한을 행사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9.7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후속조치 이행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도시정비법 개정 등 관련 법률 20여 건의 연내 통과를 추진하고, LH·SH·GH가 참여하는 '주택공급점검TF'를 격주로 운영해 공급 현안을 점검한다.
특히 서리풀지구(2만가구)와 과천지구(1만가구) 등 강남권 인접 공공택지는 보상과 부지조성 절차를 단축해 착공 시기를 최대한 앞당긴다. 서울 내 노후 영구임대 2만3000가구 재건축, 신축매입임대 7000가구 공급, 수도권 신규택지 3만가구 발표도 연내 추진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주택시장 안정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국민들의 내집 마련과 주거 안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주택시장 안정을 정부 정책의 우선 순위로 두고 관계부처가 총력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