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부동산 증여 건수가 3년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예상하고 가족 내 증여 등으로 다주택 상황을 미리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추세에 따라 올해는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부동산 증여 건수가 1만건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14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집합건물(아파트·빌라) 증여 건수는 8491건으로 전년(6549건)보다 약 30% 늘었다. 2022년(1만2142건) 이후 최고치다.
증여건수는 한층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서울의 집합건물 증여 건수는 785건으로 전년 동기(419건)의 두배에 달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증여 건수는 1만건을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집합건물 증여 건수가 1만건을 넘어선 건 2022년 문재인 정부 시절 이후 처음이다.
이는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임박하면서 다주택자들이 대거 증여에 나선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달 23일 이재명 대통령은 오는 5월 9일 만료를 앞둔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후에도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다주택자를 향해 연일 강경메시지를 쏟아내며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김은선 직방 데이터랩장은 "과거 문재인정부 시절의 학습효과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을 때에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기보다는 증여를 통해 세금 부담을 완화하는 방식을 택했다"며 "지난해 미리 세금 부담에 대비해 증여하는 방식으로 주택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높고 양도세 부담이 큰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증여가 두드러졌다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증여가 가장 활발했던 곳은 서초구로 1908건의 증여가 이뤄졌다. 전년(1064건)보다 약 80%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송파구의 증여는 654건에서 1208건으로 두배가량 증가했다.
5월 9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 이후 증여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도세 중과가 재개된 뒤에는 현금증여의 비용이 커지면서 상황에 따라서는 양도보다 증여가 유리할 수 있어서다.
5월9일 이후 매물 잠김 현상과 함께 집값 오름세가 재개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양도세 중과가 시작되면 세금 부담으로 인해 다주택자 매물이 잘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시장에 나온 급매물들이 소화되고 나면 매물 잠김 국면이 시작되고 집값 오름세가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