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인 최인호 사장의 취임 직후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대한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해 시선을 끌었다. 모종의 정치적 셈법이 숨어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주택도시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은 HUG 이사회가 토의내용, 의결사항, 각 참석자의 발언내용 등이 전부 기록된 회의록을 작성하도록 하고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의 요구가 있는 경우 회의록을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김 의원은 법안 발의 이유에 대해 "대외적으로 공개되는 이사회 회의록에는 안건 주요내용, 참석자 주요 의견, 논의결론 등이 포함돼 있으나 그 내용이 제한적이어서 상세한 내용을 포함하는 회의록을 국회 상임위원회에 제출할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투명성을 높이고 국회의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최 사장 취임 직후라는 점에서 이번 법안 발의는 다양한 관측을 낳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각종 부동산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HUG에 정치인 출신 사장이 임명된 만큼 야당이 선제적으로 견제 시도에 나섰다는 시선이다.
지난달 HUG 10대 사장으로 취임한 최 사장은 앞서 민주당 소속으로 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로도 활동한 이력이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부동산 정책 현안을 측면 지원할 수 있는 최적의 인사라는 평가다.
실제 현 정부 부동산 정책 중 HUG가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것들이 적지 않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지난해 6·27 대책과 10·15대책에 따른 이주비 규제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한 야권과 정부의 대치가 가장 뜨거운 지점은 지난해 6·27 대책으로 한층 강화된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10·15 대책에 따른 정비사업장 이주비 대출 규제다. 6·27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서 주택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은 40%로 줄었고 10·15 대책으로 정비사업장 이주비 대출 한도는 6억원으로 제한됐다.
특히 빠른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를 힘을 싣고 있는 오 시장과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주비 대출 규제를 풀 것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비록 주무부처는 국토교통부지만 이주비 대출을 담당하는 HUG로서도 민감하게 주시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또한 서울시와 HUG는 지난해 보증보험 한도 및 가입 축소를 두고도 첨예하게 대립했다. 평가액 부풀리기에 따른 전세사기 방지를 위해 HUG가 인정 감정평가제도를 도입한 이후 청년안심주택 보증보험 갱신 거절 사례가 늘어난 것이 발단이 됐다. 시는 인정 감정평가제도가 지나치게 보수적인 감정평가로 일관하면서 LTV가 필요 이상 높게 평가되고 이 때문에 청년주택 보증보험 갱신 거절 우려가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대한주택건설협회 등 업계는 지난달 국토부와 HUG에 인정 감정평가제도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협회는 "현행 제도가 보수적인 기준이 적용되는 관계로 실제 시세보다 저평가될 수밖에 없다"며 "장기 임대를 전제로 자금 계획을 수립하는 민간건설임대주택의 사업성이 악화되고 일부 사업장의 경우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