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지적한 '오산 옹벽 붕괴'…"설계·시공 등 총체적 부실"

정혜윤 기자
2026.02.26 10:30
(오산=뉴스1) 김기현 기자 = 16일 오후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이 무너져 소방관들이 매몰된 차량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1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오산=뉴스1) 김기현 기자

지난해 발생한 경기 오산시 옹벽 붕괴 사고가 설계·시공·유지관리 전 단계에 걸친 총체적 부실이었단 조사 결과가 나왔다. 관리 주체인 오산시를 비롯해 감리를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한국건설감리공사, 시공사인 현대건설 등 전 단계에서 부실이 드러났다는 결론이다.

국토교통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앙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의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유사사고 재발방지대책을 내놨다.

지난해 7월 경기 오산시 가장동에서는 고가도로 보강토 옹벽이 붕괴(40m)하면서 차량 2대가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사조위는 사고 직전 집중호우로 인해 옹벽 균열과 땅꺼짐 부위로 빗물이 유입됐고 이 유입수가 제대로 배수되지 않아 옹벽이 붕괴했다고 결론냈다.

특히 설계 및 공사단계부터 이후 시설물 유지관리까지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권오균 사조위원장은 "사고는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건설 프로세스 전반에 발생한 총체적 부실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옹벽 붕괴 원인에 대해서는 "옹벽 상부에 있는 배수로와 포장면의 균열된 틈으로 빗물이 지속해서 유입돼 뒤채움재(보강토옹벽의 뒤쪽 공간을 채우는 흙)가 약화됐다"며 "옹벽 상단에 설치된 L형 옹벽이 침하하면서 포장면 땅 꺼짐과 균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사고 직전 시간당 39.5㎜의 집중 호우로 많은 양의 빗물이 옹벽 균열과 땅 꺼짐 부위로 흘러들었다. 이 유입수가 제대로 배수되지 않아 옹벽에 작용하는 압력(수압)이 가중되면서 붕괴가 발생한 것이다.

설계·시공·유지관리 전 단계 걸친 부실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조사위 조사 결과 설계·시공·유지관리 전 단계에 걸친 부실이 드러났다. 설계를 맡은 건화ENG, 동일기술공사, 동림컨설턴트 등은 옹벽 상단에 L형 옹벽이 설치되는 복합 구조에 대한 면밀한 위험도 분석해야 했지만 검토를 부실하게 했다. 배수 설계 역시 미흡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시공사가 배수가 잘되지 않는 세입분(잔 알갱이)이 많이 포함된 흙을 뒤채움재로 부적정하게 사용했다는 지적이다. 또 현대건설이 자재인 보강토 블럭 변경 승인 여부와 품질시험을 했는지도 불투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2018년(가장교차로 성철환경 보강토옹벽 붕괴), 2020년(우신그린맨션 보강토옹벽 붕괴) 사고를 낸 이후 해당 구간 내 보강토옹벽 안전성 검토와 재발 방지 대책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감리·감독자 역시 이 같은 시공사의 잘못된 업무처리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리주체는 오산시가, 감리는 한국건설감리공사, LH가 각각 맡았다. LH에서 오산시로 이어진 인수인계 과정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해당 시설물이 2011년 준공됐지만 2017년이 돼서야 관리 주체로 인계됐고 2023년 개통 전까지 시설물통합정보관리시스템(FMS)에 등록되지 않아 안전 점검 등 법적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지 못했다.

오산시 역시 사고 발생 20여 일 전부터 사고 당일까지 사고 구간의 포장면 땅꺼짐, 붕괴 우려 등 민원이 있었는데도 손을 놓고 있었다. 사고 직후 이재명 대통령은 이권재 오산시장을 향해 "(옹벽이 위태롭다는) 주민의 사전 신고가 있었음에도 도로를 전면 통제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질타한 바 있다.

사조위는 재발 방지대책으로 △건설기준 개선 △유지관리체계 강화 △보강토옹벽 특별점검 등을 제안했다. 국토부는 사조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법령과 기준을 정비하는 한편 사고 책임 주체에 대해선 행정처분·조사 등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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