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크게 낮은 매물 1300여건을 부동산 플랫폼에 올려 소비자를 유인한 공인중개사가 적발됐다. 조사 결과 실제 중개의뢰를 받지 않은 허위매물로 확인됐고 전세사기 위험이 높은 계약을 유도한 정황까지 드러나 수사의뢰 조치가 이뤄졌다.
또 다른 사례에서는 중개보조원이 공인중개사의 이름을 사용해 거래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확인돼 공인중개사 자격 취소 처분이 내려졌다. 공유오피스를 활용해 사실상 분사무소 형태로 중개업을 운영하다 적발돼 수사 의뢰된 사례도 있었다.
서울시는 봄 이사철을 앞두고 이 같은 부동산 불법행위를 집중 점검한다고 5일 밝혔다. 실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상 거래를 사전에 포착하고 단속 효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시는 '서울시 부동산동향분석시스템'을 활용해 불법행위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선별하고 국토교통부·자치구와 합동 점검을 실시한다. 이 시스템은 부동산 실거래 신고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거래 패턴을 탐지하고 의심 지역을 시각화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점검 대상은 △무자격·무등록 중개 △공인중개사 자격증 대여 △중개보수 초과 수수 △허위 매물 △인터넷 중개대상물 광고 위반 △계약서 및 확인·설명서 작성 위반 등이다.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행정처분과 함께 수사 의뢰 등 강력한 조치가 이뤄진다.
특히 입주 시기에 맞춰 임대차 거래가 몰리는 대단지 아파트 인근 중개사무소를 중점 점검 대상으로 삼는다. 허위 매물 등록, 무등록 중개, 이중 계약서 작성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자치구와 합동으로 실시한 지도·단속에서 총 4455건의 부동산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이 가운데 중개사무소에 대해 자격취소·정지 22건, 등록취소 58건, 업무정지 149건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졌고 과태료 2131건(23억5000만원)이 부과됐다. 경고·시정 조치는 1699건이었다. 이와 함께 396건은 수사기관에 고발·수사의뢰했다.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거래에 대한 점검도 병행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외국인 매수 거래를 대상으로 실거주 여부와 자금조달계획서, 체류자격 증명서 등을 확인해 시장 교란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허가 조건을 위반한 경우 이행 명령을 내리고 이후에도 시정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 부과나 수사기관 고발 등 후속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안대희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AI 기반 분석 시스템을 통해 이상 거래를 선제적으로 포착하고 불법 행위를 보다 면밀하게 점검할 수 있게 됐다"며 "시장 질서를 교란하고 시민 주거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