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일 없어요" 건설사 직원 2000명 줄었다...80%는 '비정규직'

배규민 기자
2026.03.21 05:05
5대 건설사 인력 변화/그래픽=이지혜

지난해 5대 건설사에서만 직원 수가 2000명 넘게 줄었다. 주택 경기 침체와 착공 감소로 공사 현장이 급감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줄어든 인력의 약 80%는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각 사 사업보고서를 종합하면 DL이앤씨·삼성물산(건설부문)·GS건설·대우건설·현대건설 등 5개사의 직원 수는 2024년 말 2만9655명에서 2025년 말 2만7612명으로 2043명 감소했다. 이 가운데 1631명은 기간제 근로자 감소분으로 전체 감소의 약 79.8%를 차지했다.

회사별로는 DL이앤씨가 847명을 줄이며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고 이어 GS건설(487명), 대우건설(357명), 현대건설(247명) 순이었다. 삼성물산은 건설부문 기준 105명 감소에 그쳐 상대적으로 변화 폭이 작았다.

인력 감소는 주택·건축 부문에 집중됐다. 착공 감소로 현장 수 자체가 줄어들면서 실제 일부 현장에서는 무급 휴가 등 인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주택 부문에서만 직원 수가 각각 178명, 200명 줄었다.

이 같은 변화는 인력 구조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GS건설은 기간제 근로자가 474명 줄며 전체 감소 대부분이 비정규직에서 발생했고 DL이앤씨 역시 535명 감소하며 현장 인력 조정이 가장 컸다. 반면 현대건설은 기간제 근로자가 293명 줄었지만 전체 직원 감소는 247명에 그쳐 정규직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 물량이 줄어들 경우 현장 중심 인력부터 조정되는 건설업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5대 건설사 1인 평균 급여 변화/그래픽=임종철

인력 재편은 임금 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 1인 평균 급여는 삼성물산이 전년 대비 감소했음에도 1억2300만원으로 대형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어 현대건설이 1억1200만원, GS건설이 1억500만원, 대우건설이 9900만원, DL이앤씨가 98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증감 흐름은 회사별로 엇갈렸다. GS건설은 9300만원에서 1억500만원으로 약 13% 늘며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고 DL이앤씨(9300만원→9800만원), 현대건설(1억900만원→1억1200만원)도 평균 급여가 늘었다. 반면 삼성물산(1억3400만원→1억2300만원)과 대우건설(1억100만원→9900만원)은 감소했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지난해 주요 대형 현장이 마무리되면서 기간제 근로자가 줄어든 영향으로 1인당 평균 급여가 높아진 측면이 있다"며 "경영성과급 지급 변화 역시 평균 급여 상승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GS건설은 감소한 인력의 약 97%가 기간제 직원으로 집계됐다.

5개 건설사 중 인력 감소분에서 기간제 비중이 가장 낮았던 대우건설은 평균 급여가 오히려 소폭 줄었다. 현장 중심 조직 구조상 공사 종료 시점에 부장급 등 중간 관리자급 인력이 함께 빠져나가면서 상대적으로 고임금 인력 비중이 낮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실적 부진 영향으로 성과급이 줄어들면서 1인 평균 급여가 1억3400만원에서 1억2300만원으로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력 조정이 업황 둔화에 따른 불가피한 대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매출 감소와 함께 공사 현장이 줄어들면서 인력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들어 수주잔고가 늘고 신규 수주가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 분위기는 바뀌고 있다. 일부 대형 건설사는 중단했던 신입 공채를 재개하는 등 인력 확보 움직임도 나타난다. 업계에서는 "현장 공백기에 따른 단기 조정 성격이 강한 만큼 향후 착공이 본격화하면 주택·건축·토목 등 인력 수요는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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