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다시 뛰는데…정책 리더십 사라진 정부

홍재영 기자
2026.04.26 21:00

전셋값이 밀어올리는 서울 집값-③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4회 국회(임시회) 국토교통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4.16/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 오름세가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정부가 다주택자 매물을 끌어내기 위해 실거주 의무를 강화한 이후 전세 매물은 빠르게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촉발된 전세가 상승세가 이번에는 매매가를 자극하면서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시에 뛰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전세 불안이 구체화하는 상황에서도 이렇다 할 정책 메시지는 나오지 않고 있다.

26일 한국부동산원 4월 셋째 주(20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매매가격지수는 0.15% 상승을 기록했고 전주(0.10%) 대비 상승폭도 확대됐다. 같은 기간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22% 상승했다. 주간 기준으로 지난주 전셋값 상승률은 6년4개월래 최고치다. 더욱 심각한 건 서울 전셋값 상승세가 7주 연속으로 속도를 높여가고 있다는 점이다.

전세 품귀 현상은 이미 상당 수준 예상되던 일이다. 지난해 국토부가 내 놓은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를 동시에 강화했을 당시 상당수 부동산 전문가들이 임대차 시장 특히 전세 시장 불안을 경고한 바 있다. 실거주 의무 강화로 전월세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세가가 오르고 동시에 부족한 전세 물량이 매수수요를 자극해 매수가도 상승하는 악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란 경고였다.

실제 최근 서울 아파트시장에서는 전셋값 오름세가 강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가 상승률이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25개 자치구 중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강서구(0.31%), 관악구(0.28%), 성북구(0.27%), 동대문구(0.25%), 강북구(0.24%) 등이다. 이중 동대문구(0.15%)를 제외한 4개 자치구는 모두 서울 전체 평균을 상회하는 전셋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시장 불안이 빠르게 매매시장으로 전이되는 분위기인 만큼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정책 대응 속도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국토부의 정책과 메시지는 여전히 공급 확대에 집중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공공주택 공급점검 회의를 열어 9·7 공급대책에 따른 올해 수도권 6만2000가구 착공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빠른 공급 확대를 거듭 강조했다. 전월세는 매매에 비해 순수한 실수요인 만큼 공급 촉진만이 해법이라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소 2~3년이 소요되는 중장기 주택공급 계획만으로는 당장의 전세난을 풀어내기는 역부족이다.

아울러 약속한 주택공급 정책에서마저 곳곳에서 파열음이 이어지고 있다. 3기 신도시 남양주 왕숙지구는 물론 양주회천, 파주운정 등 2기 신도시에서도 사업 지연 고시가 반복되는 모습이다.

주택공급을 이끌어가야 할 정책 콘트롤 타워도 부재한 상황이다. 국토부 내 주택정책을 총괄하는 주택토지실 실장 자리는 전임 실장이 사의를 밝힌 이후 공석이다. 인사 적체로 국토부 전체 조직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컨트롤 타워마저 자리를 비우고 있어 부동산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쉽지 않다는 해석이 부처 내외부에서 이어지고 있다.

한 국토부 관계자는 "매매든 전월세든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실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충분한 공급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공급 확대에 무게 중심을 주고 주택 정책을 추진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부동산 정책 판단이 청와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국토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중단, 임대사업자 주택담보대출 규제, 장기특별보유 공제 등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지시한 내용을 따라가기조차 버거운 것 아니냐는 판단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강조한 도심 공실 상가와 오피스의 청년, 신혼부부용 공공임대주택 전환도 실제 공급 성과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국토부와 LH는 지난 2일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임대주택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지만 첫 물량은 2000가구 수준에 불과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은 세제, 금융, 공급 등 3개 축으로 움직인다"며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가 수시로 정보를 공유하고 정책 방향을 다듬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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