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자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교량과 고층 건물 옥상, 철도역, 산·하천 등을 국가 차원에서 집중 관리한다. 자살 위험 장소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장소별 특성에 맞는 안전시설을 우선 설치하고 예방 효과까지 지속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관계부처 합동 '자살 예방을 위한 장소 관리 방안'을 보고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자살 발생 장소는 건물이 74.7%로 가장 많았고 이어 산·하천 등 교외 지역이 22.6%, 교량·철로가 1.1%를 각각 차지했다.
이 중 일부 교량과 건물은 접근성과 상징성 등의 영향으로 극단적 선택이 반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3년간(2022~2024년) 자살 사례가 가장 많이 발생한 교량 24곳 중 5곳에 자살 사망자의 41.3%가 집중된 것으로 집계됐다.
그간 모든 자살 위험 장소를 일률적으로 관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안전 펜스, CCTV 등 자살 예방시설 역시 개별 관리주체를 중심으로 부분적·산발적으로 설치돼 체계적인 효과 분석과 사후 관리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자살 다빈도 장소를 선별해 '통계 생산→관계부처·지자체 정보 공유→시설 설치→예방 효과 분석'으로 이어지는 관리체계를 구축한다. 앞으로는 자살 다빈도 장소와 시설 설치 현황을 통합 관리하고 예방 효과까지 지속 점검할 계획이다.
위험 장소별 대책도 마련했다. 최근 3년간 옥상 투신이 발생한 939개 건물의 위험도를 분석해 위험도가 높은 기존 건물에도 자동개폐장치 설치를 지원한다. 평상시에는 옥상 출입을 제한하고 화재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방식이다.
아울러 자살 다빈도 교량 24곳 가운데 안전시설이 부족한 15곳에는 안전 펜스와 CCTV를 우선 보강한다. 저상승강장 239개 역사에는 스크린도어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설치가 어려운 곳은 AI(인공지능) CCTV를 설치한다. 산과 하천은 자살 다빈도 지점을 중심으로 AI CCTV와 순찰을 강화하고 현장 여건에 따라 접근 제한 조치도 병행한다.
정부는 자살 발생 통계를 관계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공유하고 시설 설치 이후 예방 효과까지 분석하는 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자살이 반복되는 장소를 데이터로 찾아내고 시설과 관제, 순찰을 장소별 특성에 맞게 결합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