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사람 다 팔았나" 싹 사라진 급매물…양도세 중과 앞두고 '버티기'

김지영 기자
2026.05.07 04:05
서울 아파트 매물 감소 추이/그래픽=윤선정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 불패 신화는 없다"며 시장 정상화 의지를 강조했지만 시장에서는 '버티기 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발표 후 쏟아져나왔던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된 뒤 매수와 매도 양쪽 측면에서 모두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6일 부동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25개 자치구 모두에서 최근 15일간 일제히 감소했다. 구로구(-10%)가 유일하게 두자릿수 매물 감소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성북구(-9.3%), 노원구(-8.9%), 중랑구(-8.6%), 강북구(-8.5%) 등 실거주 중심의 중하급지, 외곽 지역의 감소폭이 컸다.

이밖에 중구(-8.3%), 송파구(-8.2%), 금천구(-7.9%), 도봉구(-7.3%), 동작구(-7.3%), 강서구(-7.2%), 동대문구(-7.1%), 광진구(-7.0%), 서대문구(-7.0%) 등도 7~8%대 하락을 기록했다. 다만 고가 아파트가 밀집해 최상급지로 분류되는 서초구(-5.8%), 강남구(-1.8%), 용산구(-1.2%) 등은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임박하면서 추가 매물 유인이 크게 약화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세제 개편 등 부동산 규제 강화 직전 매물이 쏟아지는 패턴이 반복됐지만 이번에는 정책 방향이 오래 전에 구체적으로 드러나있던 만큼 시장에 빠르게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양도세 부담이 본격화되면 매도 대신 증여나 장기 보유로 전략을 전환하는 흐름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임박할수록 매물 출회보다는 '거래 회피'가 선택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세 부담을 늘려 다주택자 매물을 시장에 끌어내겠다는 당초 정책 의도와는 다른 결과다.

전문가들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과 보유세 강화 등 추가 세제 카드 역시 유사한 결과를 야기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유 부담을 높여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매도 시점 지연과 버티기 심리를 강화할 가능성을 더 크게 평가했다.

전세 시장도 변수다. 매매 거래가 위축되면서 일부 수요가 전세로 이동하고 이는 전세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세 상승은 다시 매매 가격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정책 효과를 희석시키는 구조를 만든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을 '저거래-가격 경직' 국면으로 진단했다. 세제 강화는 거래를 빠르게 위축시키지만 가격 조정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차가 존재하며 그 사이 시장은 사실상 멈춘 상태에 가까워진다는 분석이다.

윤수민 NH농협금융 부동산 연구위원은 "5월 9일 이후 매물은 줄고 거래는 안되고 가격은 보합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6월 지방선거 이후, 7월 세제개편안 발표까지는 이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올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 하락을 전망한 의견이 연초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 내용의 한 언론 보도를 공유한 후 "부동산 불패? 이제 그런 신화는 없다"며 "부동산 정상화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자 반드시 해야 할 국가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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