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격이 하락 전환한 반면 전세가격은 상승폭을 확대하며 서울 아파트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매매와 전세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흐름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상황이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8% 하락했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3.3% 상승해 중장기 상승 추세는 유지됐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가격 조정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이 전월 대비 3.10% 하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고 도심권과 서북권도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동북권과 서남권은 소폭 상승했다.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의 가격 조정과 실수요 기반 지역의 상대적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다.
면적별로도 차별화가 뚜렷하다. 중대형(-2.48%), 대형(-1.98%) 등 고가·대형 중심의 하락폭이 컸던 반면 소형은 오히려 0.70% 상승했다. 이는 대출 규제와 자금 조달 부담이 큰 고가 주택 수요가 위축된 반면, 실수요 중심의 중저가·소형 주택 수요는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전세시장은 상승세가 한층 가팔라졌다. 3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1.36% 상승하며 상승폭을 확대했다. 특히 동북권이 2.14% 상승하며 전체 상승을 견인했고 서북권·동남권·서남권도 일제히 상승했다. 매매와 달리 전세는 전 권역 확산형 상승 구조를 보이고 있다.
전세 가격 상승은 전 면적에서 나타났다. 대형(3.00%), 초소형(2.06%) 등 전 구간에서 상승하며 수급 불균형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대형 평형까지 상승폭이 확대된 점은 기존 중소형 중심 전세 수요 압박이 상위 시장으로 전이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거래 흐름을 보면 시장의 구조적 변화는 더욱 분명해진다. 4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851건으로 전월 대비 25.1% 증가했지만 거래의 80.8%가 15억원 이하 구간에 집중됐다. 부동산 거래시장이 투자 수요가 아닌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도 실수요 중심 거래가 뚜렷하다. 노원, 강서, 성북, 구로 등 중저가 주택 밀집 지역에 거래량이 집중된 반면 강남권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거래가 증가하는 등 정책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거래량 감소와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수급 경직' 현상이 확인된다. 4월 전세 거래량은 8046건으로 전월 대비 21.8% 감소했고 월세도 25.7% 줄었다. 계절적 비수기 영향이 일부 반영됐지만 매물 부족 속 가격 상승 압력이 유지되는 전형적인 공급 부족 국면으로 해석된다.
전세 계약 구조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갱신계약 비중은 여전히 50% 이상을 유지했지만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중은 되레 감소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