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매입임대주택의 무제한 공급 추진과 더불어 도시형생활주택(도생) 등 비아파트 물량을 활용한 공급을 지원하는 등 '영끌' 공급에 나섰다. 아파트·비아파트를 가리지 않고 공급 가능한 물량을 최대한 신속하게 끌어내겠다는 판단이다.
국토교통부는 26일 도생, 원룸,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규제를 대폭 완화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11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내 전세난이 가중되는 상황을 비아파트 공급 카드로 대응해나가겠다는 정책 의지로 풀이된다.
도생에는 세대수 제한 완화(주택법 법사위 통과), 층수 제한 완화, 일조권 규제 완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그간 사업성 걸림돌로 작용하던 건축 규제들을 일시에 해소해 도생 공급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구상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은 2012년 최대 12만호(수도권 7.4만호)까지 공급됐으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위기와 분양성 저하 등으로 인해 2023년 이후 5000호 내외 수준으로 공급이 급감했다.
이밖에 방치된 공실 상가·오피스 등을 프리미엄 원룸·오피스텔로 용도 전환하는 것도 지원한다. 또 공급 과잉이 심각한 일반공업지역 내 지식산업센터를 한시적(2027년까지)으로 오피스텔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신속한 비아파트 착공을 유도하기 위해 자금 지원도 병행한다. 도생에 대한 주택기금 사업자대출 지원을 확대하고 비주거시설의 주거시설 용도변경을 위한 비주거 리모델링 기금대출, 준주택 모기지 보증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번 비아파트 규제 완화 발표에 앞서 정부는 지난 22일 수도권 규제지역에 매입임대주택 6만6000가구 공급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신축 매입임대 공급을 3만4000가구에서 5만4000가구로 늘리기도 했다.
결국 규제 완화와 자금 지원을 통해 민간의 비아파트 공급을 활성화시키고 이 중 일부를 공공이 사들여 임대시장에 빠르게 공급하는 형태다. 계획대로라면 침체된 비아파트 건설경기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부족한 임대물량 공급에도 숨통을 틔울 수 있다.
다만 주택업계는 정부의 비아파트 물량 확대가 부동산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여전히 실거주는 물론 임대 수요의 대부분이 아파트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비아파트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 주택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이번 비아파트 공급 대책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정밀한 수요 분석이 선행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리모델링을 통한 비주거용 건물의 주거용 전환은 수요를 찾지 못해 사실상 방치돼 있는 건물을 되살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비주거용 건물의 주거 전환에 드는 비용, 주거 전환 건물의 실제 수요 등을 먼저 분석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동산빅데이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물건은 총 1만684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34.5% 줄어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