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까지 번진 GTX-B 환기구 갈등…주민들 "의견수렴 없었다"

정혜윤 기자
2026.05.27 17:36
여의도 금호리첸시아 주민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6일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 서울시, 영등포구청 등에 GTX-B 여의도 구간 노선·환기구 위치 변경에 따른 절차적 하자를 바로잡고 공사를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사진제공=여의도 금호리첸시아 주민 비상대책위원회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사업 곳곳에서 환기구·작업구를 둘러싼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부천, 구로, 인천 부평 등에 이어 여의도에서도 주민들이 "의견 수렴 없이 사업이 추진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지역 민원이 잇따르면서 GTX-B 추진 과정의 진통이 커지는 가운데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재검토 요구가 나오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금호리첸시아 주민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 서울시, 영등포구청 등에 GTX-B 여의도 구간 노선·환기구 위치 변경에 따른 절차적 하자를 바로잡고 공사를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전체 248세대 가운데 204세대가 참여한 252명 규모의 주민 서명부도 함께 냈다.

주민들은 GTX-B 노선이 여의도 중심부를 통과하던 기존 검토안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환기구 위치가 성모병원·아파트 인근으로 구체화했는데 이 과정에서 실질적인 주민 의견 수렴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여의도 금호리첸시아 주민 심일씨는 "대다수 주민은 올 4월이 돼서야 관련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주민설명회가 열렸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주민들이 내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설명회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공사가 공사 계획만 설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GTX-B 사업단과 국가철도공단이 직접 참석해 노선 변경 이유를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최대한 많은 주민이 참석할 수 있도록 최소 3주 전에는 설명회 일정이 공지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근 주민들은 환기구와 작업구가 성모병원·어린이집·아파트 밀집 지역 인근에 설치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과정의 소음·분진·진동뿐 아니라 GTX 운영 이후 지속적으로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염려하고 있다.

GTX-B 노선도 /사진제공=국토교통부

사업단 측은 환경영향평가와 실시계획 승인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설명회와 의견 수렴도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이 공개한 사업단 자료에는 2023년 주민설명회와 환경영향평가 공람, 2024년 실시계획 승인 절차 등이 포함돼 있다. 사업단은 다음 달 11일 추가 주민설명회도 계획하고 있다.

GTX-B는 인천 송도에서 서울 여의도·용산을 거쳐 경기 남양주 마석까지 연결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사업이다. 지난해 하반기 민자 구간 착공에 들어간 가운데 도심 구간 곳곳에서 여의도 사례처럼 환기구 위치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부천에서는 시청 어린이집 인근 환기구 설치 논란이 불거졌고 인천 부평에서는 대체 부지 검토가 뒤늦게 이뤄졌다는 이유로 주민 반발이 이어졌다. 구로구의회 역시 최근 환기구 위치 재검토를 요구하며 주민 우려 해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GTX-B 민원이 지역 현안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실제 일부 시·구의원들이 주민설명회에 참석하거나 환기구 위치 재검토 요구에 힘을 싣고 있다.

한 지역 주민은 "GTX-B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주민들에게 왜 이런 결정이 내려졌는지 미리 제대로 설명하고 설득하라는 것"이라며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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