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구역 밖도 연일 신고가 들썩"…성수동 '구축 단지' 재평가

김지영 기자
2026.05.30 05:00
AI로 생성한 성수동 일대 주요 구축단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소형 아파트 시장이 정비사업 기대감과 함께 재평가받고 있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지정 이후 시장의 관심이 정비구역 내부를 넘어 인접 구축 아파트로 빠르게 확산되는 모습이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성수동 '성수동아아파트' 전용 57㎡는 20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평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1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강남권 주요 아파트와 비슷한 가격대다.

성수동 일대에서는 서울숲과 한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주거 벨트를 따라 구축 아파트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트리마제와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사이, 수인분당선 서울숲역 인근에 위치한 소규모 단지들이 최근 들어 빠르게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성수동아를 비롯해 서울숲대림, 한진타운, 강변건영 등 이른바 '나홀로·소규모 단지'들이 대표적이다. 이들 단지는 대규모 재개발 구역에서는 제외됐지만 오히려 입지 희소성과 개발 기대감이 결합되며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는 구조다. 거래량은 많지 않지만 매물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호가가 빠르게 오르는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단지는 과거 성수전략정비구역 지정 과정에서 대규모 재개발 구역에서 제외되며 '존치 지역'으로 분류됐던 곳들이다. 당시에는 개발 수혜에서 비껴났다는 인식이 강해 사업 추진 단지와 가격 격차가 생겼지만 최근 들어 시세가 재편되는 상황이다. 재개발 구역 내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성수동 전반의 주거 가치와 기대감이 동반 상승하고 그 파급 효과가 존치 지역으로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대 소규모 단지 재건축 움직임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성수동 장미아파트는 관리처분인가까지 마친 상태로 향후 '오티에르 포레'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기존 구축 단지들이 단순 기대감 수준을 넘어 실제 사업 단계로 진입하면서 일대 주거지 가치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이다.

시장에서는 '준공업지역 프리미엄'도 가격 상승을 이끄는 요인으로 평가한다. 성수동 일대는 일반 주거지역 대비 높은 용적률 적용이 가능해 재건축 사업성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 정책 변화에 따라 최대 400% 수준까지 개발 밀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가격에 선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강남권은 이미 고밀 개발이 상당 부분 진행돼 추가적인 용적률 상향 여지가 제한적인 반면 성수동은 개발 잠재력이 남아 있는 지역이라는 평가다.

입지 변화도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과거 공장지대 이미지가 강했던 성수동은 최근 IT·패션·문화 산업이 결합된 복합 상권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여기에 서울숲과 한강이라는 친환경 요소, 강남 접근성까지 더해지며 '대체 주거지'를 넘어 독자적인 프리미엄 시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숲 일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고급 주거지 라인도 시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초고가 신축 단지들이 가격을 형성하고 주변 구축 단지들이 이를 따라가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일대 아파트 가격의 기준점이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거래 절벽과 매물 잠김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가격 상승 움직임이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선 판단이 엇갈린다. 실거래가 자체는 상승하고 있지만 거래량이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성수동은 더 이상 강북의 대체재가 아니라 강남과 경쟁하는 별도의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준공업지역이라는 구조적 특성이 가격을 끌어올리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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