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접전 끝에 승리를 거머쥐면서 '첫 5선 서울시장'이 탄생했다. 오 시장의 5연임 성공으로 서울의 부동산 정책도 큰 변화없이 기존 민간 정비사업 중심의 공급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신속통합기획, 모아타운, 한강변 재건축 등으로 대표되는 오세훈표 주택공급 정책이 연속성을 확보한 만큼 서울 재개발·재건축은 한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오 당선자는 선거 기간 내내 '주택공급 절벽'을 막기 위한 정비사업 활성화를 강조했다. 2031년까지 총 31만가구 착공을 목표로 제시하고 이 중 8만5000가구는 임기 시작 3년 안에 핵심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신속 착공하겠다고 말했다.
정비사업 인허가 절차도 간소화한다. 오 당선자는 추진위원회 구성을 생략하고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동시에 처리하는 '쾌속통합' 도입을 약속했다. 인공지능을 활용해 법령 검토와 정비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신통AI기획', 전화 상담형 정비사업 컨설팅인 '신통120' 등도 함께 추진한다.
이 같은 제도가 본격화되면 압구정, 여의도, 목동, 성수 등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인허가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강변과 강남권 등 수요가 몰리는 선호 지역에 공급 신호가 집중되면서 정비사업 기대감도 커질 전망이다. 오 당선자는 31만가구 중 19만8000가구를 선호도가 높은 한강벨트에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오 당선자의 연임으로 서울시 정비사업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임기 동안 추진해 온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등 기존 정책이 중단 없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정비사업 조합과 건설사 입장에서는 인허가 방향성이 유지되는 만큼 사업 계획을 세우기 쉬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규모 정비사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오 당선자는 모아타운과 모아주택을 통해 노후 저층주거지를 정비하고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지역에서도 공급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강북권과 노후 주거지가 많은 지역에서는 대규모 정비사업과 소규모 정비사업이 병행되며 공급 기반이 확대될 수 있다.
다만 속도전이 곧바로 공급 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최근 일부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공사비 상승, 금융비용 부담, 조합원 분담금 증가 등으로 인한 갈등이 구체화하고 있다. 인허가 절차를 줄이더라도 사업성이 낮은 구역은 시공사 선정과 본계약 단계에서 거듭 사업 추진이 미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중앙정부와의 관계도 변수다. 오 당선자가 민간 정비사업 규제 완화와 공급 확대를 강조하는 반면 이재명 정부는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 등 수요 관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가 공급 확대 신호를 강화하더라도 금융·세제 규제가 유지될 경우 매수세 회복은 제한적일 수 있다. 용적률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가 특정 지역의 집값 기대감만 키울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편 경기도지사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당선되면서 수도권 주택공급 정책은 서울과 경기의 정책 방향 차이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추 당선자는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1기 신도시 재건축 지원과 공공정비사업 활성화를 약속했다.
서울은 민간 정비사업 중심의 규제 완화와 인허가 단축에, 경기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지원과 공공주택 확대에 각각 방점을 찍으면서 수도권 공급정책은 민간과 공공이 병행되는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