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매입공급' 변화 필요…재건축·재개발과의 연계 검토도

정부가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현행 매입 방식으로는 공급이 필요한 지역에 물량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민간이 매도를 신청하면 공공이 사들이는 현행 구조의 한계 탓에 실제 주거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28일 국토연구원의 '매입형 공공임대주택의 운영 실태와 개선 방안'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서울의 매입임대주택은 6만9268가구에 이른다. 자치구별로는 금천구(5849가구), 구로구(4884가구) 등에 공급이 집중된 반면 강남구와 용산구는 각각 1272가구, 137가구에 그쳤다.
연구원이 서울 25개 자치구를 대상으로 평균 임대료와 매입임대 분포를 분석한 결과 임대료가 높을수록 매입임대 공급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매입임대 공급에 실제 주거 수요보다는 임대료 수준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현상은 현재의 매입 방식과 무관하지 않다. 현행 매입임대는 민간 사업자나 집주인이 매도를 신청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개발도시공사(SH),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심사를 거쳐 매입하는 방식이다. 공공이 필요한 입지를 먼저 확보하는 구조가 아니라 민간의 매도 의사에 따라 공급이 이뤄지다 보니 수요가 높은 지역보다 매물이 나오고 사업성이 확보되는 지역으로 물량이 쏠릴 수밖에 없다.
매입임대는 2004년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위한 복지사업으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비아파트 공급 확대와 전월세시장 안정, 청년·신혼부부 주거 지원 등을 위한 핵심 공급 정책으로 역할이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4년(2021~2024년)간 서울·경기 지역 매입임대 확보에 약 16조70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더해 국토교통부는 2026~2027년 수도권에 매입임대주택 9만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공급 규모 확대에 맞춰 매입임대 공급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공급이 필요한 지역을 중심으로 공공이 주택을 미리 확보하는 '전략적 매입' 체계가 대안으로 제시된다. 단순히 민간이 내놓은 주택을 사들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을 미리 선정한 뒤 공공이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신축 매입을 통해 공급 속도를 유지하되 중장기적으로 도심 내 토지와 주택을 전략적으로 비축하는 '랜드뱅크'(Land Bank) 기능을 강화하고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과 연계해 필요한 입지에 공공주택을 지속해서 공급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중장기 로드맵을 다시 그려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매입 물량과 지역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지역별 임대시장 여건과 주거 수요를 함께 반영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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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연구원 관계자는 "민간 신청을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공이 공급이 필요한 지역을 먼저 정한 뒤 주택을 확보하는 전략적 매입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수요를 반영한 공급 체계를 마련해야 매입임대의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