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태국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동남아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태국에서 철수한 이후 약 30년 만의 재진출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확대에 맞춰 선제적으로 현지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연내 설립을 목표로 태국 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분은 과거에도 태국에 진출했으나 외환위기 여파 속에 법인을 폐쇄하고 현지 사업을 정리한 바 있다. 이번 법인 설립이 성사되면 약 30년 만의 현지 거점 복귀가 된다.
삼성물산이 태국 시장에 다시 주목하는 배경에는 급성장하는 데이터센터 산업이 있다. 태국은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집중되며 동남아시아 핵심 데이터센터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구글과 AWS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와 틱톡도 AI·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태국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잇는 동남아 디지털 인프라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태국 정부는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산업을 전략 육성 분야로 지정하고 관련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전력·통신 인프라와 경쟁력 있는 토지 비용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신규 투자처로 부상했다.
삼성물산은 최근 데이터센터를 미래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2024년 4000억원 규모의 안산 글로벌 클라우드센터를 수주한 데 이어 국내외 데이터센터 개발 및 시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과 첨단 산업시설 시공 경험을 바탕으로 전력 공급과 냉각 설비, 보안 시스템 등 고난도 기술이 요구되는 데이터센터 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태국 법인 설립 역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동남아 투자 확대에 대응해 데이터센터와 첨단 산업시설 수주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보고 있다.
최근 대형 건설사들은 데이터센터를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데이터센터 전담 태스크포스(TFT)를 신설했고, 한미글로벌은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해 글로벌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DL그룹 역시 데이터센터 개발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과 클라우드 수요 증가에 따라 국내외 데이터센터 수주 경쟁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태국은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의 생산거점이 위치한 국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향후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산업시설 수요가 동시에 증가할 경우 그룹 차원의 사업 연계 가능성도 기대된다. 현재 삼성물산 상사부문이 태국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건설부문까지 현지 거점을 확보할 경우 그룹 내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 발굴이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태국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가 삼성물산의 시공 사업뿐 아니라 그룹 차원의 AI 인프라 사업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법인 설립이 단순한 영업 거점 확보를 넘어 향후 데이터센터 개발·투자 사업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최근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글로벌 산업계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물산 역시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시장은 향후 수년간 가장 빠르게 성장할 분야 중 하나"라며 "태국은 글로벌 빅테크 투자와 정부 지원 정책이 맞물리며 주요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