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세제를 주택수에서 주택가격 중심으로 개편하는 논의를 시작하면서 공급 측면에서도 주택수 중심의 비아파트 규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23~2025년)간 전국 주택착공은 장기평균(2016~2025년 연평균 45만4000가구)보다 40% 감소했다.
비아파트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최근 3년간 비아파트 착공은 장기평균의 30%가 되지 않는다. 공급기반 자체가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비아파트 공급이 감소한 원인으로 전세사기 여파와 공사비 상승, PF(프로젝트파이낸싱) 시장위축 등과 함께 주택수 중심의 금융·세제규제를 꼽는다. 연립주택·다세대 등 비아파트는 청년과 신혼부부, 1~2인가구의 전월세를 뒷받침하는 주택유형이지만 개인 임대사업자의 보유비중이 높아 주택수 산정에 따른 세금과 대출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다.
세제·금융부담이 커지면 임대사업자 매입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그 결과가 비아파트의 사업성 악화와 공급감소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이에 일정요건을 충족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다세대·연립주택 등을 주택수 산정에서 제외하거나 별도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 힘을 얻는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아파트는 전월세 시장과 다주택자 제도, 금융규제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며 "일정요건을 갖춘 비아파트는 주택수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국민의 의견을 듣기 위해 운영하는 '부동산토론회' 온라인 의견수렴에서도 비아파트 주택수 제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제안자는 "비아파트 주택수 제외는 단순한 다주택자 세금감면이 아니라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도심 임대주택 공급을 회복하기 위한 정책"이라며 "매입수요 회복과 사업성 개선, 착공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신축뿐 아니라 일정요건을 충족한 기존 소형 비아파트까지 주택수 제외대상을 확대하고 한시특례를 상시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비아파트를 주택수 산정에서 제외하자는 논의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23년에도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주택수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랐지만 다주택자 규제완화와 투기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로 제도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정부는 공급확대를 위해 2024년부터 2027년 말까지 준공·취득한 전용 60㎡ 이하, 수도권 6억원·비수도권 3억원 이하 신축 비아파트를 취득세 중과로 판단시 주택수에서 제외하는 특례를 시행 중이다. 그러나 신축에만 적용되며 면적, 가격, 취득시기 등 요건이 많은 데다 일몰기한도 정해져 있어 시장에서는 공급유인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내부에서도 시각이 엇갈린다. 국토부 관계자는 "비아파트 침체를 고려하면 아파트와 달리 신축에 한해 금융·세제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다주택 규제의 형평성을 고려해 예외가 없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며 "국민의 의견을 받아본 뒤 논의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