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파트 늘려 전월세난 잡는다지만…"실거주·정비사업 이주 변수"

남미래 기자, 윤지혜 기자
2026.08.13 15:40

[8·13 대책]

전월세난 완화 및 비아파트 공급 주요 대책/그래픽=윤선정

정부가 공공택지 착공을 앞당기고 비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내용의 8·13 공급대책을 내놓으면서 서울 전월세난을 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급 기간이 짧은 비아파트 생태계를 복원하는 방안은 임대차시장에 단기적으로 숨통을 틔울 수 있지만 실거주를 유도하는 세제·대출 규제와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맞물리면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신규 택지 10만가구를 포함해 수도권에 23만가구 이상의 주택을 추가 공급한다. 다가구주택의 층수와 건축면적, 일조 규제를 완화하고 임대사업자가 신축 비아파트를 매입할 때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규제도 완화한다.

전문가들은 장기간 위축된 비아파트 공급 기반을 되살린 점에 주목한다. 아파트보다 인허가와 공사 기간이 짧고 전월세 비중이 높은 만큼 본격적인 아파트 입주까지의 공급 공백을 일부 메울 수 있어서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아파트 공급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비아파트 공급 확대는 단기 처방으로 분명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급등한 전월세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연구위원도 "전세사기 이후 사실상 붕괴한 비아파트 생태계를 수요와 공급 양쪽에서 활성화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기축 빌라와 다가구주택은 여전히 LTV 제약 등으로 거래가 위축돼 있다"며 "기축 비아파트에 대한 규제 완화를 병행해야 실수요자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유통 매물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비아파트 공급을 늘려도 수요가 집중된 서울 아파트 전월세시장을 직접 안정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실거주를 유도하는 정책이 강화되면서 기존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반대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아파트를 임대 중인 일정 요건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 전세대출 보증의 신규 취급과 만기 연장을 제한하기로 했다.

앞서 발표된 세제개편안도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양도 단계 혜택을 축소해 실거주를 유도하는 방향이다. 집주인이 임대 중인 주택으로 돌아가면 전세 매물은 줄고 기존 세입자의 이주 수요는 늘어날 수 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제한은 전세 매물을 축소하고 월세화를 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비사업 활성화도 단기적으로는 전월세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남 연구위원은 "이주비 대출 완화와 사업성 개선, 행정절차 단축이 동시에 이뤄지면 여러 사업장의 이주가 비슷한 시기에 집중될 수 있다"며 "신축 입주가 부족한 시기에 대규모 이주·철거와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 월세화가 겹치면 전월세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비아파트 공급이 아파트 입주 전까지의 공백을 얼마나 메울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실거주 전환으로 전세 매물이 줄고 정비사업 이주 수요까지 늘어날 경우 단기 공급 확대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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