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노조, 과천 경마장 2029년 주택 착공에 반발…"졸속·누더기 개발"

남미래 기자
2026.08.13 17:46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과천경마공원 이전반대 비상대책위원회, 경마노동자비상대책위원회, 축산경마산업비상대책위원회가 30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과천경마공원 졸속 이전 중단을 촉구하는 차량시위를 하고 있다. 2026.06.30. mangusta@newsis.com /사진=김선웅

한국마사회노동조합(이하 마사회 노조)이 정부가 과천 경마공원 부지의 주택 공급 일정을 앞당기기로 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말산업 종사자의 생존권과 경마 운영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주택 공급을 위해 무리하게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13일 마사회 노조는 성명을 내고 "정부가 오는 9월 이전 대상지 선정, 2028년 일부 마사 지역 이전, 2029년 부지 착공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일정을 일방적으로 제시했다"며 "2만4000명에 달하는 말산업 종사자의 생존권과 한국 경마의 미래를 무시한 관치행정의 전형"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이날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하고 지난 1·29 공급 대책에서 핵심 개발 지역으로 제시한 경기 과천 경마장 부지의 공급 계획을 구체화했다. 이달 중 경마장 이전 계획을 수립하고 다음 달까지 이전 대상지를 선정할 방침이다. 당초 계획보다 일정을 앞당겨 2028년 일부 마사 지역을 이전하고 2029년부터 주택 착공에 들어간다는 구상이다.

마사회 노조는 과천 경마공원이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생산·육성·유통·마사·관람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말산업 생태계라고 강조했다. 수천 마리의 말과 관련 시설을 함께 옮겨야 하는 만큼 이전 부지 선정부터 기반시설 구축, 안전성 검증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지난 1월 주택 공급 대책 발표 이후 현장의 반발과 우려가 이어졌지만 정부는 진정성 있는 협의나 타당성 검토 없이 속도전만 밀어붙이고 있다"며 "현장의 물리적 시한을 완전히 무시한 행정 폭거이자 노동권과 생존권에 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특히 경주로 인근 일부 마사 지역을 먼저 이전한 뒤 주택을 착공하는 방안이 경주마 복지와 경마 운영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음과 분진에 민감한 경주마의 특성상 경주로 인근에서 대규모 주택 공사가 진행되면 정상적인 경마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청사진과 제대로 된 도시계획 없이 주택 공급 실적 채우기에 급급해 이곳저곳을 주먹구구식으로 기워 붙이는 전형적인 '누더기 개발'"이라며 졸속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노조는 마사회가 요구한 선결 조건이 반영되지 않은 이전 계획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 부지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 등 재정 지원 △구매 상한·전자마권 등 관련 규제 개선 △레저세율 인하·지방교육세 폐지 등 세제 개편 △수도권 경마공원 내 본사 조직 기능 존치 등을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다.

노조는 "정부는 무책임한 속도전과 탁상행정을 즉각 중단하고 수만 명의 생계가 걸린 중대 사안을 정권의 시간표에 맞춰 밀어붙이는 횡포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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