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의 AI 경쟁이 공사현장을 넘어 일하는 방식으로 확산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반조사 보고서를 자동으로 요약하고 3차원(3D) 데이터로 시각화하는 AI를 현업 직원이 직접 만들어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직원 개개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AI에 접목해 전사적인 인공지능 전환(AX)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19일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최근 현업 주도형 AI 에이전트 구축 체계를 도입했다. AI 담당 부서가 일괄적으로 서비스를 개발해 공급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들이 필요한 AI 서비스를 직접 설계하고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직원들이 개발한 AI 에이전트는 지반조사뿐 아니라 복합공종 정보를 단순화하는 등 다양한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기존에 전문 인력이 수작업으로 수행하던 분석 업무 일부를 자동화해 검토 시간을 줄이고 반복 작업 부담을 낮췄다. 축적된 데이터를 AI가 빠르게 분석·정리하면서 실무자는 단순 작업보다 결과 검토와 판단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별도의 전문 개발자가 아닌 현업 직원들이 AI 기반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을 활용해 AI 에이전트를 직접 구현했다. 업무에 필요한 기능을 가장 잘 아는 실무자가 AI 개발에 참여해 현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위해 SK에코플랜트는 AI 과제 발굴부터 직원 육성, 실제 서비스 적용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마련했다. 현업 업무를 분석해 AI 적용 과제를 찾는 'AI 딜리버리(Delivery)', 직원이 실제 업무 데이터를 활용해 AI 에이전트를 설계·구현하는 'AI 역량벨트(Capa. Belt)', 개발된 서비스를 실제 업무에 적용·운영하는 'AI FAB' 등 3단계다.
이 중 AI 역량벨트는 화이트·그린·블랙벨트로 이어지는 단계별 인증 방식으로 운영된다. 인증을 받은 직원은 조직 내 AI 활용법을 확산하고 현업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도메인 AI 전문가' 역할을 맡는다. AI FAB는 현재 도입을 준비 중이다.
개별 부서의 AI 실험에 그치지 않도록 전사 관리 체계도 구축했다. SK에코플랜트는 AI 보드(Board)를 컨트롤타워로 두고 교육과 과제 발굴, 서비스화를 통합 관리한다. 직원 개인이 보유한 업무 노하우와 판단 기준을 AI를 통해 조직의 자산으로 축적하고 업무 프로세스와 의사결정 방식까지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AI 내재화는 SK에코플랜트가 추진하는 'AI 인프라 솔루션 공급자' 전략과도 연결된다. 반도체 제조시설과 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산업용 가스, 반도체 소재, 에너지, 자원순환 등 사업 포트폴리오 전반에 필요한 디지털 역량을 내부에 축적해 사업 경쟁력으로 연결한다는 목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현업이 직접 AI를 개발하고 실제 서비스로 연결하는 체계를 구축한 것이 핵심"이라며 "내부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AI 기반 사업 경쟁력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