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 좁은데 누가 살아"…이랬던 공공임대, 확 달라진다

정혜윤 기자, 홍재영 기자
2026.09.22 03:07

국토부 '2030년 주거안정 플랜'
입주자 선정기간 40일로 단축
중형 평형 공급비율 상한 늘려
기존 정책 별도 '투트랙' 운영
비용·민간참여 유인책은 숙제

주거복지 2030년 미래상/그래픽=윤선정

공공임대주택이 '좁은 평형'과 '외곽 입지' 중심에서 벗어나 누구나 살고 싶은 곳으로 업그레이드된다. 선호 입지와 중형 평형의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중산층 등으로 입주대상을 넓힌다.

2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30 주거안정플랜'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임대의 공급방식부터 손질한다. 좁은 평형 위주의 공급과 외곽 입지 등으로 공공임대주택이 실수요자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이에 정부는 청약제도를 개선하는 동시에 공공임대주택의 상품성을 높이기로 했다. 먼저 사업자별로 나뉜 청약시스템을 통합해 입주자 선정기간을 약 150일에서 40일로 줄이고 공공주택지구 내 공공임대의 중형 평형 공급비율 상한은 기존 20% 미만에서 40% 이하로 확대한다. 통합공공임대 원룸형 31㎡에는 발코니 확장형 평면을 적용하고 층간소음 저감과 빌트인 가전 확대도 추진한다.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보편형 공공임대는 기존 통합공공임대와 별도로 운영한다. 통합공공임대가 취약계층 우선으로 공급되는 만큼 기존 물량을 중산층까지 확대하면 주거복지라는 기존 공공임대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토부 관계자는 "취약계층에게 우선 공급되는 기존 공공임대와 이와 별도로 운영되는 보편형 공공임대 등 공공임대정책을 '투트랙'으로 가져가자는 취지"라며 "청년 전세임대 역시 1순위에서 조기에 마감되는 경우가 많아 수급자 이외 청년까지 지원할 별도 유형(보편형 공공임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편형 공공임대는 입지와 평형도 차별화한다. 택지개발을 통한 임대주택 공급은 전용 55~85㎡(23~34평형) 위주로 진행되며 도심권 임대물량은 전용 40~60㎡ (18~25평형) 위주로 구성된다. 구조도 3·4베이 등으로 개선하고 마감재도 고급화한다. 다만 소득·자산기준과 임대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현행 공공임대보다 상향된 소득·자산기준을 새로 검토하고 임대료는 주변 시세보다 낮은 수준으로 정할 방침이다. 보증금 비율은 20~100%에서 선택하도록 할 계획이다. 세부 기준은 연내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역세권과 도심에 중형 평형을 공급하고 민간주택 수준의 품질을 적용하면 건설·매입비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매입형은 공공이 어느 가격에 주택을 사들이느냐에 따라 민간 사업자의 참여와 재정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매입가격이 너무 낮으면 사업자의 참여가 떨어지고 높으면 고가매입과 재정부담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가격과 공급물량을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정부가 부담해야 할 비용과 민간의 참여유인을 어떻게 맞출지가 중요하다. 공공임대는 주택도시기금 출자·융자와 입주자 부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부담 등이 함께 들어가는 구조다. 정부는 보편형의 높아진 품질에 맞춰 지원단가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보편형 공공임대 공급을 위한 예산은 이미 내년 정부안에 담겼다. 2027년 공적주택 예산은 약 30조원으로 2026년 20조7000억원보다 약 9조원 늘어난다. 주거비 지원까지 포함하면 주거복지 관련 예산은 약 34조원이다.

한편 정부는 민간임대도 장기운영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손볼 계획이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에 20년 이상 운영하는 모델을 도입하고 최초 임대료는 시세의 95% 수준으로 정할 방침이다. 이밖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부 20년 장기 모기지 상품과 초기 자본에 대한 출자·융자지원도 추진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역세권과 도심의 중형 평형에 고품질을 적용하면 임대료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만큼 실제 입주까지 이어지는 공급 실행력과 비용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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