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임박한 대우증권 인수전…'밀당' 구도는?

권다희 기자
2015.07.26 16:00

KDB대우증권 매각이 임박하며 세간에 이와 관련한 시나리오들이 벌써부터 오르내린다. 파는 쪽도 사려는 쪽도 공식적인 발표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증권업계 2위 대형 매물이 나오는 만큼 관심은 뜨겁다.

대우증권의 보통주 43%를 보유한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오릭스의 현대증권 인수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8월 경 마치는 대로 대우증권 매각에 나설 예정이다.

당초 업계에선 KB금융이 독보적인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다. 자금력이나 증권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KB금융만큼 적격인 곳이 없어서다. 은행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KB금융으로선 증권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은 맞다. 하지만 올 들어 너무 오른 대우증권 몸값 탓에 내부적으로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 매각하려는 대우증권 지분 1억448만1383주는 지난 24일 주가(1만5350원) 기준으로 2조1564억원이다. 작년 같은 날(주당 9840원, 총 1조280억원) 대비 배가 넘는다. 작년 농협금융이 우리투자증권을 1조원 미만으로 인수한 것과 비교하면 사려는 쪽에선 '비싸다'는 푸념이 나올만하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적은 없지만 산은이 대우증권을 KDB생명, KDB캐피탈과 분리해서 매각할 것이란 보도가 나온 것도 유력한 잠재적 인수 후보인 KB금융에 매력적으로 어필하기 위한 '밀당'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KB금융으로선 '안 그래도 비싼데 필요없는 생명까지 묶어 팔면 더더욱 살 이유가 없다'고 할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 금융사가 대우증권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밀당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국 국영 금융그룹인 시틱(CITIC)그룹은 최근 대우증권 인수에 관한 자문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당국이 중국계에 대우증권 같은 대형사를 넘기는 건 지양하지 않겠냐고 관측한다. 그러나 단지 '외국계여서' 입찰을 금지하는 건 명분이 떨어진다. 최근 동양생명도 안방보험이 가져갔다. 시틱이 대우증권 인수전에 최종적으로 뛰어든다면, 중국 금융사들의 막강한 자금력을 다시 마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서적 거부감 만으론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인 셈이다. '밀당'의 전개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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