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10년 버틴 힘은 재미"

이창명 기자
2016.11.23 16:44

[인터뷰]국내 최장수 P2P금융업체 신현욱 팝펀딩 대표

신현욱 팝펀딩 대표가 지난 21일 판교 NHN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팝펀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팝펀딩

신현욱 팝펀딩 대표는 2007년 P2P(개인간) 금융을 국내에 선보인 업계 1세대다. 비슷한 시기에 P2P 금융을 시작한 업체들은 모두 문을 닫았지만 그는 살아남았다. 특히 같은 해 미국에서 렌딩클럽을 창업한 르노 라플랑셰가 올초 회사에서 쫓겨나면서 신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봐도 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팝펀딩은 최근 NHN엔터테인먼트에서 15억원을 투자 받으면서 서울 한남동에서 경기도 판교 NHN엔터테인먼트 사옥으로 옮겼다. 페이코와 벅스뮤직, 티켓링크 등을 거느린 NHN엔터테인먼트는 팝펀딩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매력을 느껴 투자를 제안했다. 내로라하는 IT(정보기술)업체가 투자에 나설 정도로 사업성을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다. 신 대표도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0년 만에 회사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P2P 금융을 처음 시작할 때 제가 믿고 따르는 선배가 창업을 말리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사업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사회 구성원의 인식을 바꿔야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법을 만들면서 하는 것이다. P2P금융은 두 가지 모두 다 해당된다.' 10년을 돌아보면 선배 말대로 힘든 순간이 많았죠.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예요. 그래도 세상에 없던 사업을 한다는 자부심과 재미가 지금까지 버텨낸 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힘든 순간마다 해보고 싶은 상품 만들어 내놓으면 누군가 찾아주고, 그때마다 이 짓도 할 만 하네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옵니다. 그래서 내년엔 일본에 진출하려고 합니다. 일본에 없는 상품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10년 전엔 은행에 대출을 받으러 가도 만나주지 않았지만 최근엔 먼저 연락이 오기도 하고 P2P 금융에 대해 벤처캐피탈의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신 대표의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이드라인이 P2P 금융의 성장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그는 "사실 합법인지 불법인지 모호한 상황에서 10년 해온 사업이 이제라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건 기쁘지만 개인 투자자의 투자 한도액이 생각보다 너무 적어 타격을 받는 업체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P2P 금융은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대부업체보다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준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부분이 있다"며 "P2P 금융이 앞으로도 수요는 있지만 제도권 금융이 하지 못하는 곳을 찾아 성장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좀더 완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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