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이 올해 신용카드를 1000만장 신규 발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목표 달성을 위해 일부 카드사들은 카드 모집인에게 연회비 1만원짜리 신규 카드 1장당 최고 15만~20만원의 모집수수료를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카드 발급장수가 1억장에 육박하는 등 포화상태에서 '과당경쟁'을 벌이면 결국 모집수수료가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경기악화로 가계의 소비여력이 준 상태에서 무분별한 카드 발급이 카드론 부실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사 상위 4개사 중 현대카드는 올 한해 150만장의 신용카드를 신규 발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신규 발급한 117만장 대비 28.2% 올려 잡았다. 신한카드도 지난해 136만장 발급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10.2% 많은 150만장으로 목표치를 설정했다. 삼성카드, KB국민카드도 올해 목표치를 각각 152만장, 140만장으로 전년과 비슷하거나 높여 잡았다.
경기악화로 가계의 소비여력은 갈수록 줄고 있는데 전업계 카드사 8곳 전체적으로 올 한 해 약 1000만장 신규 발급을 계획했다. 신용카드 발급장수는 지난해말 기준 9564만장으로 1억장에 육박해 이미 포화상태다.
신용카드 발급장수는 대대적인 휴면카드 정리가 있었던 2015년 82만장 순증에 그쳤다가 지난해엔 250만장 순증했다. 카드사들이 세운 공격적인 목표를 감안하면 올해 순증하는 발급장수는 전년 대비 증가해 1억장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미 신용카드가 1억장에 육박하는 만큼 순증 규모가 급증하기보다 기존 발급된 카드 중 5년 유효기간이 만료된 카드에 대한 '고객 뺏기'가 치열할 전망이다. 유효기간이 지난 카드 중 절반은 기존 카드로 연장하지만 나머지는 카드를 없애거나 다른 회사 카드로 갈아타는 탓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이 인하된 상황에서 카드 사용액이라도 늘려야 수익성이 확보되기 때문에 영업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신규 발급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특히 올해 첫 임기를 시작하거나 임기가 만료되는 카드사 사장은 영업확대를 주문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리한 영업확대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카드사들의 고객 뺏기가 치열해지면서 일부 카드사는 모집 수수료를 장당 최고 15만~20만원까지 제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사가 1만원 연회비의 최대 20배까지 모집 수당으로 지급하면서 마케팅 비용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도 카드사 마케팅 비용이 전년 대비 5194억원이나 늘었다.
또 신용도가 낮은 고객에게 카드 발급이 남발되면 카드론 등에서 연체 위험도 커진다. 지난해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2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8000억원(11.95%) 급증해 가계부채 부실 '뇌관'으로 지목됐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모집 수당을 20만원이나 주고 과도한 목표를 설정한 데 대해 카드업계 CEO(최고경영자) 입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될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 신용카드설계사협회 관계자는 "카드 모집인에게 연회비 1만원짜리 신규 카드 1장당 15만~20만원의 모집수수료를 준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전 카드사에서 시행하고 있는 카드 설계사 수수료 체계부분에서 연회비 1만원 신규카드 모집수당 15만~20만원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